7개 제분사 대상 과징금 6710억…공정위 담합 사건 기준 최대 규모
CJ제일제당 "제분협회 탈퇴"… 삼양사 "의사결정 절차 전면 재점검"
정부 가격 인하 기조 동참·내부 감시 시스템 강화 등 후속조치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0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밀가루가 진열되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밀가루 공급가격과 물량을 약 6년간 담합한 것으로 조사된 제분사 7곳을 제재했다. 공정위는 20일 대한제분·씨제이제일제당·사조동아원·삼양사·대선제분·삼화제분·한탑 등 밀가루 제조·판매 사업자 7곳의 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담합 사건 사상 최대인 과징금 총 6710억45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들 제분사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제면·제과·제빵업체 등에 판매하는 기업 간 거래(B2B)용 밀가루 공급가격과 공급물량을 합의·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재 대상 제분사 7곳은 2024년 매출액 기준 국내 B2B 밀가루 판매시장에서 점유율 87.7%를 차지하는 과점사업자다.2026.05.20.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5/2026052013551040436_1.jpg)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7개 제분업체의 밀가루 가격 담합 행위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인 67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초강도 제재를 내리자 제분업계가 일제히 사과하며 준법 체계 강화 조치에 나섰다. 적발된 기업들은 내부 시스템 관리가 미흡했음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20일 CJ제일제당(212,500원 ▼3,500 -1.62%)은 공정위의 제재 조치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 드린다"며 "공정한 식품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함으로써 국민 신뢰를 다시 쌓아가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경쟁사와의 접촉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제분협회를 탈퇴하기도 했다.
삼양사(43,050원 ▼1,100 -2.49%) 역시 해당 시장에서의 지위와 영향력이 제한적인 사업자였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내부 관리의 미흡함을 전적으로 인정했다. 삼양사 측은 "일부 B2B(기업간 거래) 영업 관행과 내부 관리 체계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가격 정책과 영업활동 전반에 대한 내부 기준과 의사결정 절차를 전면 재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와 준법 체계 강화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공정위는 CJ제일제당, 삼양사, 사조동아원, 대한제분 등 국내 B2B 밀가루 시장의 87.7%를 차지하는 7개 제분사가 6년간 총 24차례에 걸쳐 밀가루 공급가격 인상 폭과 순위, 물량 등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6710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공정위 담합 사건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다.
특히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앞서 설탕 가격 담합 건으로도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평균 1300억원대의 과징금 폭탄을 맞은 바 있다. 경기 불황 속에서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에 밀려 제품 가격을 동결해 오던 와중에 설탕과 밀가루 등 담합 과징금이 더해지며 재무 부담이 한층 무거워진 모양새다.
여기에 사정 당국을 중심으로 담합 기업에 대한 '구조적 조치' 도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식품업계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설탕, 밀가루 등 과점 구조가 고착화된 시장에서는 수십 년간 담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사후적인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만으로는 독과점 구조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언급된 '구조적 조치'는 기업분할명령처럼 독점적 시장 지위를 가진 기업의 소유 구조나 사업 형태 자체를 강제로 바꾸는 시정조치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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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초강도 압박을 받게 된 제분업계는 사과문 발표 외에도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적극 동참하며 납작 엎드린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의 경우 담합 조사와 물가 안정 압박이 이어지던 지난 1월 업소용 밀가루 가격을 4% 인하한 데 이어, 2월에는 업소용과 소비자용 전 제품 가격을 최대 6% 내리는 등 선제적인 가격 인하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삼양사 역시 지난 2월 소비자용(B2C)과 업소용(B2B)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각각 평균 4~6% 인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