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있는걸 자기들만 먹었네...두쫀쿠 즐기던 Z세대, 봄동값 띄웠다 [핑거푸드]

차현아 기자
2026.02.27 08:12

기후위기가 만든 '계절의 희소성'… '제철코어'에 열광하는 이유
식품업계, '요린이' 겨냥 봄동 공세...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편집자주] 'K푸드', 맛만 있는 건 아닙니다. 식품을 만드는 회사들을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스토리도 많습니다.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요리해드립니다. 간편하게 집어드시기만 하세요.

최근 SNS(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구던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그 자리를 '봄동'이 채우고 있다.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사이 출생)를 중심으로 자극적인 단맛 대신 제철 식재료인 봄동을 활용한 비빔밥과 겉절이 인증샷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제철에만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찾는 '제철코어' 현상과 이들 세대의 건강 중시 경향이 맞물린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풀이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구글 트렌드의 '봄동비빔밥' 검색어 관심도 추이는 꾸준히 올라 지난 25일로 100을 찍었다. 구글트렌드는 검색 관심도를 수치화한 지표로 100에 가까울 수록 검색량이 많다는 뜻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봄동 가격도 상승세다. 농수산식품공사 유통정보에 따르면 구글 트렌드 상 가파르게 검색량이 늘어났던 지난 23일 봄동(상급 제품) 평균 가격은 15kg 한 상자 기준 5만3148원을 기록했다. 21일 3만4537원 대비 53.8% 오른 것이다.

최근 한 달 간 구글 트렌드 상 '봄동비빔밥' 검색어 관심도 추이/그래픽=김지영

봄동비빔밥은 최근 숏폼에서 KBS2TV '1박2일'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주목받았다. 영상 속 강호동이 전남 영광 동백마을에서 한 할머니가 준 봄동을 겉절이로 만들어 야무지게 비벼 비빔밥을 해먹는 모습이 눈길을 끈 것이다.

Z세대가 봄동에 열광하는 배경에는 '제철코어(Seasonal-core)'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 제철코어는 기후위기로 계절의 구분이 흐려져 특정 계절에만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즐길 기간이 짧아지거나 아예 사라지면서, 계절을 즐기는 순간의 경험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트렌드다. 또 언제든 구할 수 있는 가공식품이나 디저트보다 지금 이 순간에만 누릴 수 있는 경험을 소비하고 이를 SNS에 공유하는 것을 즐기는 Z세대의 성향과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Z세대의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문화가 결합했다. 고칼로리의 외식 대신 신선한 채소를 직접 요리해 먹는 과정을 SNS에 공유하는 것이 Z세대 특유의 '갓생' 인증 놀이문화로 정착했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영양가 좋은 음식으로 건강을 챙기며 제철음식을 트렌디하게 즐기려는 Z세대 특유의 문화의 일환"이라며 "SNS를 통해 요리법, 맛있게 먹는 법 등을 공유하며 문화적으로 소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식품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대상 종가는 지난 1월 국내산 봄동으로 만든 신제품 '봄동 겉절이'를 출시했다. 출시 후 한 달 간 누적 판매량은 약 5.8톤 규모이며, 최근 봄동 트렌드와 맞물려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샘표는 제철 채소 '봄동'으로 쉽고 맛있게 '봄동겉절이'를 만들어 즐길 수 있도록 '새미네부엌 김치양념 1+1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새미네부엌 김치양념은 양파와 마늘, 액젓, 풀 등 김치에 필요한 모든 재료가 한 팩에 들어 있어 고춧가루만 준비하면 누구나 5분 만에 김치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샘표는 이벤트 게시물에 새미네부엌 응원 메시지와 '#봄동겉절이' 해시태그를 남기면 추첨을 통해 15명에게 새미네부엌 김치양념과 조선고추장 등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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