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결국 또 올랐다. 1988년 도입된 최저임금은 지난 38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상승했다. 외식업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이번에 오른 최저임금이 인건비 등으로 전가되는 등 외식 물가 역시 오를 것으로 본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2027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14차 전원회의를 열고 표결을 통해 내년 최저임금을 1만700원으로 결정했다. 시간당 최저임금을 월 기준으로 환산(주 40시간, 월 209시간 기준)하면 223만6300원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외식 물가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들의 점심 메뉴 가격이 무서운 기세로 치솟는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에 따른 추가 상승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6월 기준)에 따르면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자장면 한 그릇의 서울 평균 가격은 7600원대를 기록하며 사실상 8000원 돌파를 눈앞에 뒀고, 직장인들의 인기 메뉴인 김치찌개 백반 역시 평균 8600원대까지 치솟아 900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든든한 보양식으로 꼽히는 삼계탕은 한 그릇당 1만8000원인데 조만간 2만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직면한 경영난이 이미 임계점에 달했다는 점이다. 중소벤처기업부 발표에 따르면 최근 국세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골목상권 중심의 소상공인 주요 6대(제조업·도매업·소매업·음식업·숙박업·서비스업) 업종 폐업률은 11.08%에 달해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식당들이 몰려 있는 음식업의 경우 폐업률이 15.14%까지 치솟으며 자영업자 100명 중 15명이 문을 닫았다. 실제 지난 한 해 동안 문을 닫는 이들 6대 소상공인 점포만 75만1000개에 이르며, 이들의 평균 부채 규모는 853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건비 상승은 한계 상황에 몰린 식당 사장님들에게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고스란히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재료비와 임대료가 이미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서 인건비마저 오르면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메뉴 가격 인상뿐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외식업계 현장에선 최저임금 인상이 취약계층의 소득을 올리겠다는 본래 취지를 무색하도록 외식 물가를 자극해, 오히려 서민 경제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자영업자의 고용 여력을 차단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서울 주요 오피스 가의 평균 점심 비용은 1만5000원선에 육박했다"며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본격 반영되면 점심값 2만원 시대가 도래하는 것은 시간문제다"고 말했다.
한편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이날 최저임금 결정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역대 최대 부채와 경기 침체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의 절박한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최저임금 추가 인상은 소상공인들에게 또다른 부담을 안겨주게 됐다"고 밝혔다.
소공연은 "이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인 만큼 인건비 부담 증가가 경영난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와 내수 부진으로 한계 상황에 놓인 소상공인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