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연봉·복리후생이 당신의 꿈은 아니다

이정근 사람인HR 대표이사
2015.06.15 07:15

이정근 사람인HR 대표이사

2015년 상반기 공채시즌이 마무리되고 있다. 하지만 수십에서 수백 차례 지원서를 내고도 합격은 고사하고 면접이라도 한번 보고 싶다고 푸념하는 구직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얼마나 힘들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이들에게 묻고 싶은 말이 있다. 그렇게 많은 지원서를 내면서 자신의 적성과 역량을 고려해 회사를 선택한 횟수는 얼마나 되는지.

한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기업 유형 1위가 공기업, 2위가 대기업으로 조사됐다. 이유로는 '연봉이 높아서'와 '복리후생이 좋아서'가 가장 많았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을 지원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채용하는 인원은 한정돼 있는데 너도나도 대기업과 공기업에만 몰리는 현상. 그리고 입사에 실패하고도 이에 대한 원인 분석도 없이 무작정 '될 때까지 해보자'라는 식으로 취업 재수, 삼수를 하는 구직자들이 많다는 데 있다.

물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있어 끈기를 가지고 임하는 자세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유가 '연봉이 높아서'라거나 '사람들이 알아주는 기업에 입사해야지' 때문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얼마 전 모두가 선망하는 기업 '구글'을 그만두고 요리사의 길을 선택한 안주원씨의 사례를 접했다. 아이비리그에 속한 코넬대를 졸업하고 최고의 복지와 높은 연봉으로 매년 대학생이 입사하고 싶은 기업 1위로 꼽히는 구글에 입사한 그녀.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입사한 회사에서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전공은 물론 관심분야와 연관 없는 업무를 맡게 되면서 어느 순간 타성에 젖었고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며 나태함과 열등감에 시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란다. 안씨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배우기 시작한 요리수업을 통해 자기 안에 숨어있던 열정을 발견한 후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다. 그녀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훨씬 더 값지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책도 냈다.

맞는 말이다. 물론 모든 것이 잘 갖춰진 대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받으며 체계적으로 업무를 배우는 것은 좋은 기회다. 하지만 규모는 작아도 알찬 중소기업을 택해 그 안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가는 것도 장기적으로 볼 때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또 직장에 들어가면 10년은 돈을 버는 시기라기보다는 업무를 배우는 기간으로 생각해야 한다. 당장 연봉이 얼마인지를 따질 시간에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어떤 일을 하는 것이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이를 실행할 방안을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해당분야에서 속이 꽉 찬 전문가로 평가 받으며 서로 데려가고 싶어 하는 인재가 되다. 그러면 연봉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내 좌우명은 'Make it happen'이다. 일은 하는 것이 아니라 되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취업 준비를 하는 데도 적용할 수 있다. 취업에 성공하려면 먼저 기업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자신이 적임자임을 어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때 중요한 한 가지는 혼을 담는 것이다. 내가 직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 역시 '혼을 담아서 일하라'는 것이다. 혼을 담고 일하는 직원과 아닌 직원은 눈빛부터가 다르고 결과 역시 명백하게 차이가 난다. 왜냐하면 혼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자 마음에 열정을 유지하고 장애물을 극복하게 하는 근본적인 힘이기 때문이다.

취업문이 좁아졌다고 사회를 탓하고 '다른 사람들은 잘만 취업하는데 왜 나만 이런가'라며 스스로를 자책하는 대신, 내 앞에 놓인 '취업관문'이라는 장애물을 뛰어넘을 무기를 만드는데 혼신의 힘을 쏟아 부어보자. 취업 활동을 열심히 하지 말고 취업이 되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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