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구입에 따른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 인하(5%→3.5%) 조치가 오는 6월 말까지 연장 시행 중입니다. 내수시장 활성화 방안의 일환인 이 조치로 국산차의 경우 1대당 20만~210만원 정도 할인받을 수 있다는 게 자동차업계 설명입니다.
통상 자동차를 구입할 때 부과되는 세금은 개소세(차량도가(공장도가)의 5%) 외에 교육세(개별소비세의 30%)와 부가가치세(차량도가+개별소비세+교육세의 10%) 등이 있습니다.
즉 자동차 판매가에 이들 세가지 세금이 포함돼 있는 겁니다. 개소세는 사치세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이젠 생활필수품처럼 돼버린 자동차에 대해 지금처럼 계속 부과해야 하느냐를 둘러싼 논란이 있기도 합니다.
이번 인하 조치와 상관없이 배기량 1000㏄미만인 경차(길이 3.6미터·너비 1.6미터·높이 2.0미터 이하)에는 개소세가 붙지 않습니다. 경차의 경우 개소세에 붙는 교육세도 자연스럽게 없습니다.
개소세 인하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했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달 3일 내수 활성화를 위해 개소세 인하를 오는 6월까지 연장했습니다. 올 1월1일부터 2월2일까지 판매한 자동차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됩니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업체와 일부 수입차업체들이 개소세 환급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총 200여억원을 차주에게 지급했다고 합니다.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도 50여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주요 수입차업체들의 경우 "개소세 인하분만큼 미리 가격을 낮춰 판매했다"는 이유를 들어 환급을 거부하는가하면 딜러사를 거쳐야 한다며 환급을 차일피일 미루는 업체도 있답니다. 이처럼 환급을 거부하거나 장기간 지연될 경우 성난 소비자들의 관련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과적으론 당초 정부가 기대한대로 개소세 인하가 자동차 판매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자동차의 국내 판매가 전년동월대비 5.2% 증가했습니다.
특히 국내 승용차의 경우 같은 기간 5.5% 정도 판매량이 늘었습니다. 개소세 인하 혜택이 일시 종료돼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8% 줄었던 1월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셈입니다.
관련해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개소세를 줄여주며 차량 구입은 독려했지만 정작 주차장 부족에 따른 주차난은 별 해결책이 없어 보입니다.
서울의 경우 시 당국이 도심내 차량 억제를 위해 남산 1·3호 터널에서 혼잡통행료를 받고 있고 자체 관리하는 도심 주차장의 경우 민간주차장보다 비싼 10분당 최고 1000원의 주차료를 징수하고 있습니다. 그마저도 주차장이 한정돼 있어 곳곳에서 주차전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도심 곳곳에 사회안전망으로 활용해야 할 CCTV(폐쇄회로) 등의 감시망을 거미줄처럼 깔아놓고 주차는 물론 정차하는 차량에 대해서도 벌금딱지와 함께 견인조치까지 합니다.
한쪽에선 세금까지 깎아주며 자동차 살 것을 적극 권유하고 다른 한쪽에선 차몰고 다니지 말라고 하는 꼴입니다.
주거지에선 관련 기준에 따라 주차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아파트단지들의 경우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다세대·연립, 다가구 등이 밀집된 주택가의 경우 주차장이 모자라 좁은 골목마다 저녁이면 차대기 전쟁이 벌어집니다. 겹치기 주차가 불가피한 곳에선 아침마다 '차 빼달라'는 아우성도 여전합니다.
주차전쟁은 주말에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주변 오피스빌딩 주차장들은 텅텅 비어있지만 정작 개방하지 않는 곳이 많아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차를 가지고 나오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고 할 수 있지만 차를 전시용으로 사는 소비자는 없을 겁니다. 불가피하게 이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마련입니다.
도로 확충만큼 중요한 것은 차량 소유주(혹은 운전자)들의 편의성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주거시설뿐 아니라 업무·상업시설 건축 인·허가시에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 봄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