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은 사고에 대비하지 못한 어리석음을 꼬집는 말이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 보면 농사꾼이 다시 소를 구해 농사를 지으려면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하기 위해선 철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농사꾼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외양간을 고치는 모습에서 재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을 고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삼성전자가 오는 21일 출시하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이하 갤S8)’은 지난해 10월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 단종 사태 이후 6개월 만에 내놓는 플래그십 모델이다. 갤노트7 단종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개발-생산-이용 등 제품 사이클 전 과정에서 안전성을 크게 강화했다. 다양한 안전점검 장치를 마련해 배터리 발화사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외양간을 고친 수준이 아니라 시스템을 확 바꿨다. 삼성 스스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스마트폰’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사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무선사업부 임직원들은 지난해 갤노트7 사태로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고 사장은 3개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원과 구미공장을 오가며 원인 규명에 매달렸다. 무려 20만대에 달하는 기기를 놓고 충방전 테스트를 진행했고, 해외 안전검증기관과 함께 규명한 발화원인을 소비자와 거래선 등에 투명하게 공개했다. 제품은 단종됐지만 신뢰까진 잃어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 따른 결정이다. 고 사장은 갤S8 공개 직전 기자간담회에서 “갤노트7 사태는 큰 돈을 잃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며 “이 투자가 먼 미래 2020년, 2030년 삼성전자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외양간뿐 아니라 소 역시도 이제껏 볼 수 없는 수준으로 진화시켰다. 갤S8은 테두리를 최소화한 대화면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스마트폰 최초로 안면·지문·홍체 등 3가지 보안장치도 마련하고, 자체 개발 음성 AI(인공지능) ‘빅스비’도 처음으로 적용했다.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갤럭시S 시리즈의 역대 최다 판매량을 경신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고 사장의 설명대로 전화위복의 발판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