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멈추면 "빵빵"…우회전 일시정지 4년째 혼란

[기자수첩]멈추면 "빵빵"…우회전 일시정지 4년째 혼란

오문영 기자
2026.06.05 05:45
22일 광주 서구 운천저수지 사거리에서 서부경찰서 관계자들이 우회전 통행 방법 위반 차량에 대한 집중 단속을 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2023년 도입된 우회전 일시정지 제도를 현장에 안착시켜 우회전 사고에 취약한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6월19일까지 우회전 통행방법 위반에 대해 집중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22일 광주 서구 운천저수지 사거리에서 서부경찰서 관계자들이 우회전 통행 방법 위반 차량에 대한 집중 단속을 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2023년 도입된 우회전 일시정지 제도를 현장에 안착시켜 우회전 사고에 취약한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6월19일까지 우회전 통행방법 위반에 대해 집중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운전자들이 아직도 많이 헷갈려하죠. 단속을 해도 '왜 걸렸는지 모르겠다'고 되묻는 경우가 많죠."

경찰 관계자가 전한 교차로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 현장 분위기다. 2022년 우회전 일시정지 제도가 도입된 뒤 여러 차례 계도와 단속이 이뤄졌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경찰관과 운전자가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경찰청은 올해도 전국 교차로에서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 단속은 지난 4월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시행된다.

우회전 단속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우회전 교통사고는 보행자에게 치명적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회전 교통사고는 1만4650건 발생했고, 이 사고로 75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 보행자 비중은 56%(42명)였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 비중(36.3%)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우회전 차량이 횡단보도 앞에서 속도를 줄이고 멈춰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멈추는 방법이 직관적이지 않다. 차량 신호가 적색인지 녹색인지,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는지 또는 건너려는 사람이 있는지, 우회전 신호등이 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교차로에 진입하기 전인지, 이미 진입한 뒤인지도 따져야 한다. 규정을 알아도 멈추기 쉽지 않다는 하소연도 있다. 정지선 앞에 멈추면 뒤차가 경적을 울리고, 오토바이는 옆으로 비집고 지나가는 일이 벌어지기 십상이다.

"몰랐다"라거나 "뒤차가 재촉했다"는 말은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보행자를 위협하는 우회전도 사라져야 한다. 하지만 4년째 도로 위 혼란이 사그라지지 않는다면, 문제의 책임을 마냥 운전자의 무지나 부주의로만 돌릴 수는 없는 게 아닐까.

지난 4월 우회전 집중단속이 시작된 이후로 행정안전부 국민참여 플랫폼 '청원24'에는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우회전 운전자가 볼 수 있는 보행자 신호등 설치부터 대각선 횡단보도(스크램블 교차로) 도입, 교차로와 횡단보도 간격 조정, 면허 갱신 때 우회전 교육 의무화까지 다양한 제안이 담겼다. 이들 청원의 출발점은 보행자 안전이다. 보행자 안전을 지키면서 혼란도 없애기 위해선 운전자가 헷갈리지 않고 멈출 수 있는 환경도 함께 만들어야 하지 않겠다는 질문이다.

오문영 사회부 기자.
오문영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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