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IPO 대박과 강남아파트

김명룡 기자
2018.10.23 14:45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함께 고생한 직원들이 서울 강남에 아파트 한 채씩 살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상장이 잘 마무리되면 생산직 직원들도 그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 겁니다."

창업한 지 3년 만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A사의 창업자는 IPO(기업공개)에 나선 이유를 묻자 "나를 믿고 따라와서 고생한 직원들이 IPO를 통해 그에 맞는 보상을 얻었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답했다.

이 회사는 대기업 연구소에서 나온 직원들이 만들었다. 회사가 바이오 사업을 정리하면서 이곳에 근무하던 이들은 한순간 갈 곳을 잃었다. 창업자는 "기술력이 있으니 함께 세계에서 통하는 바이오 기업 한번 만들어보겠다"며 회사를 설립했다.

10여 명의 박사급 직원들이 그를 따랐다. 생산을 맡아줄 인력도 회사에 들어왔다. 창업자는 리스크를 함께 짊어진 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스톡옵션과 우리사주를 줬다. 만일 회사가 성장하지 못하고, 증시에 상장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상장만 된다면 큰 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기술개발에서 성과를 냈고, 기술수출도 해냈다. 지금까지 투자를 유치한 것을 기준으로 하면 이 회사의 가치는 2년 반 만에 20배 가까이 뛰었다. 상장될 경우 설립할 때보다 회사가치가 40배는 오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

IPO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해 성장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더불어 회사의 주식이 공개적으로 인정받는 통로다. 이 주식을 보유한 직원에겐 좋은 재산 증식 수단이다. 실제 대기업 연구원을 포기한 A기업 직원들은 큰 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주주의 경우 일거에 수척원대의 자산가로 등극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약에도 부작용이 있듯 스톡옵션에도 부작용은 있다. B기업은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스톡옵션 행사가 보다 20배 이상 올랐다. 이미 수십억원의 차익을 거두고 있는 직원들이 수두룩하다. 일부 임원은 수백억원의 차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임원 B씨는 "일부 직원들은 하루종일 회사 주가만 체크하고 일을 하지 않는다"며 "주가가 급락하는 날엔 괴성을 지르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교적 어린 나이에 큰돈을 거머쥔 일부 직원들은 회사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는 게 B씨 설명이다. B씨는 "운 좋게 수십억원을 벌어서인지 수백만원의 월급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아직 회사가 신약개발에서 큰 성과를 내지 않았지만 기대감으로 회사의 가치가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는 점이다.

B씨는 "회사가 신약개발에 성공하고 상업적인 성과를 낸 다음에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정상적인 모습"이라며 "단순히 일정 시간이 지나면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스톡옵션을 생각하는 경영진이라면 스톡옵션이 회사의 성장성을 훼손할 우려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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