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혁신에 대한 갈망을 놓지 않았다. 사후 7년. 사랑받는 기업가를 논할 때 여전히 그가 첫 손에 꼽히는 이유다.
반백년 인생이 평탄하진 않았다. 오히려 수식어가 모자랄 정도로 극적이고 파란만장한 길을 걸었다. 그는 엘리트이되 전형적인 모범생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았다.
자신이 세운 애플에서 쫓겨난 게 대표적이다. 그를 성공가도로 이끌었던 맥북의 판매고가 떨어지자 이사회가 칼을 들이댔다.
13년 만에 애플에 복귀해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애플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때까지 줄곧 잡스는 언제 끝날지 모를 내리막에 시달렸다. 훗날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가장 절망적인 나날이었다고 회고한 그 시기다.
잡스가 남달랐던 것은 그를 공황으로 몰아갔던 이때를 눈감는 순간까지 인생에서 제일가는 가르침의 시기로 곱씹었다는 점이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수많은 실패를 합니다. 그래서 더 새로워지고 창조적이게 되죠." "실수를 빨리 알아내 고친 덕분에 애플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회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실패는 시련을 어떻게 대할지를 두고 전환점에 선 순간이라고 한다. 인생의 바닥, 실패,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되돌릴 수 있는 순간을 허투루 넘기는 이는 다신 성공의 맛을 볼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어쩌면 그는 끝까지 혁신을 꿈꿨기 때문이 아니라 실패의 순간을 정면으로 마주했기 때문에 위대한 기업가로 남은 건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기회를 날리고 결국 오늘을 맞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그저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