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스마트시티를 즈훼이청스(智惠城市)라고 한다. 한마디로 차세대 ICT(정보통신기술)란 지혜를 활용해 도시생활의 질을 높이고 도시의 다양한 과제를 해결한다는 하이레벨의 지식기반 도시다. 교통체증 해소, 에너지절약, 스마트의료 및 교육 등 편의성 제고를 통해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친환경적인 도시운영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지만 특히 중국은 초장기·고성장의 폐해로 대도시의 교통체증, 환경오염 등 구조적 문제가 심각하다. 그만큼 스마트시티로의 전환이 시급한 셈이다. 중국의 지도앱을 제공하는 AMAP은 중국 주요 도시의 교통체증에 따른 소비시간이 도시 GDP(국내총생산)의 10%에 달할 정도라고 분석했다.
언제부터 본격화했나. 2010년대 초(2011~2015년)까진 주택도시농촌건설부, 공업정보화부, 과학기술부 등 부처별로 추진했으나 중반 이후부턴 13차 5개년계획(2016~2020년) 국가프로젝트의 하나로 ‘신형도시화건설 스마트시티 계획’을 수립, 스피드를 올리고 있다. 대상도시 수는 2019년 현재 무려 552곳. 프로젝트 건수는 2013년 60여건에서 2017년 190건, 투자금액도 같은 기간 1000억위안(약 17조원)에서 3400억위안(약 57조8000억원)으로 각기 3배 이상 빠르게 늘었다. 특히 최근 1~2년 전부터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과 5G(5세대 이동통신)의 대두로 스마트시티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시장에선 2018년 기준 중국 스마트시티 시장규모가 7조9000억위안(약 1340조원)이며, 3년 후인 2021년엔 그 규모가 18조7000억위안(약 318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럼 어느 도시가 활발한가. 가장 진척이 빠른 곳은 베이징 선전 항저우지만 변화 정도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서부내륙. 대표도시로는 충징과 산시성의 시안을 꼽는다. 특히 중국 산시성은 빅데이터센터 구축을 토대로 6개 행정과 대민우대 편의서비스 소위 ‘6개 하나 프로젝트’(六一項目)를 통해 중국의 톱 스마트시티 건설에 박차를 가한다고 한다.
적극적인 기업으론 어떤 회사들이 있나. 소위 PATH라 해서 핑안,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4개사를 꼽는다. 우선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핑안보험은 직원 180만명, 시가총액 1조위안(약 170조원)의 중국 최대, 세계로도 톱 규모급 보험사. 현재 하이난성 싼야시를 비롯, 50여개 도시의 스마트시티사업에서 참여인력 2만5000명, 투자금액도 연 100억위안(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스마트시티 특성상 주된 플레이어는 ICT 또는 건설업체다. 보험사가 스마트시티 사업에 뛰어든 건 이례적이란 질문에 핑안보험 측은 “스마트시티 건설을 통해 도시효율성이 높아지면 보험수익성과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알리바바는 본사가 있는 항저우에 ‘ET시티브레인’을 구축, 테스트베드 실험을 통해 교통체증을 15.3% 줄였고 사고 발생 후 파악까지 20초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한 초등학생이 출근 러시아워 때 급성발작을 일으켰지만 이 시스템 덕분에 생명을 건졌다는 찬사를 받았다. 알리바바의 맞수인 텐센트는 의료분야에서 도시의 스마트화를 주도한다. 특히 텐센트가 집중하는 건 조기 암진단. 의료영상 빅데이터를 분석해 육안으로는 도저히 판독할 수 없는 암의 초기징후까지 포착한다. 예컨대 이전엔 중국의 식도암 조기발견율이 10% 미만이었지만 텐센트의 이 시스템으로 90%까지 끌어올렸다고 한다. 최근엔 시안시와 교통, 교육, 의료, 전자행정 등 광범위하게 스마트시티 협력을 추진 중이다. 통신기기의 강자 화웨이도 스마트시티 하드웨어의 핵심인 반도체, 특히 인공지능 특화 반도체칩 개발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인다.
아무튼 스마트시티는 4차 산업혁명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도시시스템이다. ICT, 건설, 교통, 금융 등 인프라뿐 아니라 전산업과 소비에 엄청난 전후방효과가 있는 만큼 관련 업체의 각별한 관심과 대응이 긴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