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미중무역전쟁 확전 신호탄

정유신 기자
2019.08.07 04:36

8월 들어서자마자 대중 추가관세폭탄(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 3000억달러에 10% 추가관세)에다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등 미국의 대중 공중폭격이 재점화됐다. 6월 말 정상회담으로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됐기 때문에 당분간 소강상태일 거라는 시장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셈. 시장에선 또 한 번 ‘트럼프 대통령의 선수치기’란 평가다.

 

8월1일 미정부는 대중 추가관세폭탄을 9월1일부터 발동할 것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미중 무역협상 중에 예고 없이 발표돼서 그만큼 긴장감이 팽배한 느낌이다. 하필이면 일시 정전(停戰)이라 할 수 있는 무역협의 도중에 발표한 배경은 뭘까. 물론 미정부는 표면적으론 7월31일 상하이에서 있었던 미중 각료급협의에서 진전이 없었다는 점을 꼽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베이다이허 회의와 건국 70주년 기념식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진핑 주석의 체면을 손상시켜서 중국 정치의 구심력을 흔들려는 의도가 바닥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도중에 일방적으로 추가관세를 발동한 것은 벌써 세 번째로 중국측의 대미 불신감을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양보하지 않으면 추가관세율을 10% 이상으로 더 인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은 위협받으면서 협상하는 걸 대단히 혐오한다고 한다. 이번 조치로 인해 되레 협상안 도출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경제적 관점에서 대중 추가관세조치를 발표한 주된 이유는 두 가지. 첫째, 중국의 미국 농산물 수입 확대가 지지부진하다는 것. 7월31일 끝난 미중 각료회의에서조차 수확이 없다고 보고, 실력행사에 나섰다는 게 시장평가다. 중국정부로선 보조금이나 지적소유권문제보다는 농산물 수입 확대가 상대적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입장이 지지부진한 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서둘러 농민들의 지지를 모아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전략적으로 물 먹이고 있다는 게 미 백악관의 판단이다. 따라서 협상을 미국에 유리하게 가속화하려면 대중 압력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

 

둘째, 미중 무역협상과 똑같은 날(7월30~31일) 개최된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추가관세조치의 한 배경이 됐다. 미 연준이 10년 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0.25%의 소폭 인하여서 시장에선 소폭 달러 강세, 주가폭락이었다. 주가폭락도 폭락이지만, 달러 강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대해 그동안 집요하게 요구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둔화방지와 특히 달러약세 유도 →미국기업의 수출가격경쟁력 제고→미국의 무역적자 축소를 강력히 주문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리인하의 달러약세 유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바로 대중 추가관세조치로 미국기업의 수출경쟁력 제고에 나섰다는 게 대다수 시장 의견이다. 물론 추가관세조치가 발동되면 미국의 GDP(국내총생산)에도 약 0.2~0.3%의 하락효과가 예상되지만, 이번 금리인하조치로 대략 상쇄될 수 있다는 계산도 깔고 있는 듯하다.

 

추가관세조치에 이어 8월5일 터진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은 미중전쟁의 신 국면전환을 전세계에 알리는 신호탄으로 판단된다. 미국 뉴욕증시를 필두로 영국, 독일, 중국 등 주요국의 도미노 주가폭락을 통해 미중전쟁이 무역전쟁에서 환율전쟁으로 확전됐음을 선포한 셈이 됐다.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은 1994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이유는 외환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는 ‘1달러=7위안’의 벽이 깨진 데 대해 중국정부가 환율개입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했다고 판단했기 때문. 결국 중국정부가 위안화 약세 유도로 미국의 대중 추가관세조치를 무력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보복조치를 발표했단 얘기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은 해당국에 대해 환율 저평가 및 무역흑자 시정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미 무역전쟁 상태인 중국이 어떤 대응조치를 보일지 향후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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