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3년 개최되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COP28은 197개 회원국 대표가 참석해 글로벌 기후변화정책의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1995년 이후 매년 개최된다. 1997년 COP3에서 교토의정서, 2015년 COP21에서 파리기후협약이 채택됐다. COP28 개최 희망국은 한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인데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에서 결정된다. 정부가 유치계획을 발표하자 각 시도에서도 경쟁적으로 국내 유치전에 돌입했다.
COP28을 유치한다면 지난 5월 개최된 'P4G' 정상회담과 함께 기후변화 분야에서 국가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유치한 국제 환경회의는 2008년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창원), 2014년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평창) 등이다. COP28에서는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점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등 중요한 기후변화 대책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때마침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분류해 COP28 유치는 국격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COP28을 유치하더라도 과연 우리나라가 개최국으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줄지 걱정이 앞선다. 올해 개최국 영국은 글로벌 탄소중립정책의 모범국이다. 영국은 2008년 세계 최초로 기후변화법을 제정해 2050년 온실가스 감축 장기목표(1990년 대비 80%)를 세웠고, 파리기후협약 이후 탄소중립을 법적 목표로 끌어올렸다. 지난 4월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는 2030년 감축목표(1990년 대비 40%)를 2035년까지 78% 감축하기로 상향조정했다. 영국이 이처럼 과감한 감축목표를 세울 수 있는 것은 산업 전반에서 서비스화가 진행돼 탄소 걱정이 적기 때문이다. 영국은 GDP(국내총생산) 중 제조업 비중이 9%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28.8%로 매우 높다.
지난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4860만톤(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잠정집계됐다. 2018년 최대 온실가스 배출량 7억2760만톤을 기록한 후 2년째 감소세다. 이는 1990년 온실가스 통계 집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19년은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부진했고 2020년은 코로나19(COVID-19)로 제조업 가동률이 63.2%까지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정부는 2018년을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 정점으로 보는 분위기다. 문제는 올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제조업 가동률이 정상화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만에 하나 올해 온실가스 배출이 다시 늘어난다면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에서 '기후원흉'으로 낙인찍힐 우려가 있다. 지금 당장 우리가 총력을 기울여야 할 일은 에너지 절약이다. 산업부문은 사실상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여력이 적다. 수송, 건물 등 다른 부문의 절감노력과 전국민의 행동양식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의 에너지 절약 동참으로 '3년 연속 온실가스 감축' 'COP28 한국 유치'라는 2가지 목표를 꼭 달성하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