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카카오뱅크가 상장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인 빅테크 계열 은행의 상장이다. 상장 3일째인 8월 10일 현재 시가총액이 33.9조원으로 이전까지 국내 금융주 시가총액 1위였던 KB금융의 21.7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2021년 3월말 현재 카카오뱅크 총자산은 28.6조원에 불과하다. 지점도 없고, 업무범위도 제한적인 인터넷전문은행이다. KB금융은 2021년 3월말 현재 총자산이 620.9조원에 달한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13개 금융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대형 금융지주회사다. 자산규모가 카카오뱅크의 약 22배에 달한다. 그런데 시가총액은 카카오뱅크의 3분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미래가치를 포함한 기업가치를 더 높게 본다는 의미다. 왜 그럴까? 시장이 뭔가 잘못 판단한 것일까? 카카오라는 이름에 현혹된 것일까? 시장이 완전히 똑똑하지도 않겠고 카카오라는 네임밸류도 역할을 했을 것이다. 소유규제 차이도 있다. 하지만 빅테크 은행은 기존 은행과 다른 무언가가 있고 그 무언가가 앞으로 금융산업을 완전히 뒤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시장이 평가하는 것이다. 그게 뭘까?
먼저 데이터다. 금융업은 데이터가 매우 중요한 업종이다. 대출할 때 필요한 신용평가 및 대출금리 결정, 금융상품 설계, 리스크관리 등 금융업의 모든 단계에서 데이터분석은 매우 중요하다. 더 많은 데이터로 더 정확하게 분석하면 돈이 된다. 데이터의 종류와 양에서 은행은 빅테크를 따라가기 어렵다. 빅테크는 자체 플랫폼에서 검색, SNS, 전자상거래 등을 운용하고 있고 금융자회사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방대한 데이터를 AI 등 최신기법으로 분석하여 금융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금융데이터만 가지고 있는 기존 은행이 경쟁력을 가지기 어려워 보인다.
빅테크 플랫폼의 장점 중 하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는 점이다. 수많은 고객과의 접점을 보유하고 있다. 마케팅과 판매에서 엄청난 강점이다. 미래에는 금융회사가 금융상품을 제조하더라도 판매는 결국 빅테크 은행 플랫폼에서 이루어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시장의 기대다. 금융상품 판매채널을 장악한다면 빅테크 은행의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은행업무에서 영업보다 더 중요한 것은 리스크관리다. 리스크관리에 실패하면 은행은 망한다. 데이터가 많으면 리스크관리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오랜 경험과 노하우도 매우 중요하다. 신생 은행인 카카오뱅크에 불리한 점이다. 또 그동안 다소 리스크가 적은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에 집중하던 카카오뱅크가 리스크가 큰 중금리 대출을 시작했다. 리스크관리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무범위가 제한적이고 규모도 작은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들만큼 이익을 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이 은행산업에 진입했고 곧 토스뱅크도 출범할 예정이다. 은행산업에 경쟁이 강화되었다. 경쟁은 언제나 옳다. 하지만 은행산업에서 경쟁이 과도해지면 은행들이 수익을 내려고 무리하게 위험을 추구하여 부실해질 수 있다. 또 빅테크 플랫폼은 승자독식 경향이 강해 독과점화할 우려도 있다. 규제 차이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금융 및 공정거래 당국의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