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SVB 파산에 놀란 K바이오

김도윤 기자
2023.03.14 03:30

[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5.86포인트(0.24%) 오른 2400.45에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영향으로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8포인트(0.58%)하락한 784.02에,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2원 내린 출발했다. 2023.03.13.

올해 코스닥 시장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환경에서도 코스닥지수는 연초 600대에서 단숨에 80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 랠리는 AI(인공지능)와 2차전지가 주도했다.

하지만 코스닥의 한 축인 바이오는 웃지 못했다. 코스닥 바이오 종목이 주축인 한국거래소 제약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국내 증시 바이오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그래도 코스닥 강세는 반가웠다. AI와 2차전지가 급등했으니 이제 바이오로 순환매가 나타날 수 있단 일각의 기대감도 꿈틀댔다. 더구나 바이오는 최근 2년간 유독 낙폭이 컸다. AI, 2차전지 다음엔 가격 매력을 갖춘 바이오로 투자자 관심이 쏠릴 여지가 있지 않을까.

특히 바이오는 주가 상승이 시급하다. 2020~2021년 바이오 호황기에 발행한 대규모 전환사채(CB)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부터 CB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가능 시기가 도래하는 바이오가 여럿이다. 주가를 올리지 못하면 현금을 토해내야 한다. 자금 여력이 넉넉지 않은 바이오라면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다.

그런데 바다 건너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단 반갑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주로 실리콘밸리의 바이오, IT 기술 기업 스타트업과 거래하는 은행이라 관련 업종의 걱정이 크다. 미국 나스닥의 바이오 투자심리는 국내 증시 바이오와 커플링(동조화) 경향이 있다. 또 SVB 파산 후폭풍으로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단 우려도 바이오에 달갑지 않다.

국내 바이오 업계 현장에서도 SVB 사태에 따른 영향을 파악하느라 지난 주말 사이 긴장감이 팽팽했다. 혹시 SVB 파산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이 있는지 확인하느라 분주했단 후문이다. 다행히 미국 정부가 SVB 고객의 돈을 전액 지급 보증하기로 결정하면서 최악의 사태는 피했다.

바이오에 주가는 시장가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바이오는 돈을 벌지 못하면서 많은 자금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해야 한다. 그래서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필수다. 주가가 떨어지면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 돈이 돌지 않으면 바이오는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

일각에선 바이오 주가가 최근 2년간 떨어질 만큼 떨어졌으니 기술적 반등이 나올 때가 됐단 분석이 제기된다. 바이오가 3년 연속 주식시장에서 외면받겠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는 과학적 사실이 아니다. 바이오 반등의 근거가 될 수 없다.

결국 바이오의 회복은 우리 기업 스스로 실력을 증명해야 가능하다. 투철한 기업가 정신을 기반으로 연구에 전념해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SVB 파산 같은 외부 악재에도 견고할 수 있다.

올해는 여러 국내외 바이오가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분야에서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반등을 위한 분위기는 조성된 셈이다. '바이오는 다 사기 아니냐'는 자조 섞인 평가는 우리 바이오 기업 스스로 만들었다. 연구 성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바이오 반격의 첫걸음을 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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