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일, 이른바 '해방의 날' 관세발표 이후 전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졌다. 다행히 대부분 국가에 부과한 상호관세 적용을 90일 연기하기는 했으나 중국에 부과한 245%의 초고율관세로 인해 미중갈등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의 우려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고율관세 부과는 사실상 주요 수출 교역국인 미국 대상 수출성장의 급격한 위축을 의미한다. 이에 중국의 GDP 성장률이 5%를 하회할 것으로 보이는데 2010년대 초반 중국이 기록한 두자릿수 성장세와 비교하면 반 토막에 불과하다. 부동산 개발투자 부진과 지방정부의 부채문제 등 기존 중국이 안고 있던 이슈들을 함께 고려할 때 이번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는 중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고율관세 부과는 미국에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우선 미국 주요 기업인 애플 제조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이뤄진다. 월마트와 홈디포 등도 중국에서 주요 제품들을 수입해서 판매하고 엔비디아 역시 대중 반도체 수출이 막혔을 때 타격을 받는다.
중국에서 시장점유율이 계속 떨어지는 테슬라 역시 그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오랜기간 이어진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제품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및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기업들의 설비투자 위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언급한 것처럼 고율관세로 인해 필수제품의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매우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에도 미국 경기둔화 우려가 나타날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한 연준이었지만 관세부과로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진다면 빠른 대응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경우 미국 경제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을 상당기간 겪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빨리 부채 사이클에서 벗어났고 10년 이상 강한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이른바 '미국 예외주의'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그렇지만 워낙 오랜기간 풍요에 젖어 있었던 만큼 갑작스레 찾아오는 경기둔화 우려 및 고금리 장기화의 충격은 생각보다 강하게 체감될 수 있다.
코로나19 대봉쇄 등으로 장기간 힘든 시기를 거쳤고 이미 1차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대중 관세부과를 일정수준 예상하며 준비한 중국과는 다소 다른 상황이다. 최근 물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에 마트에서 사재기를 하고 반트럼프 시위가 확산하는 모습에서 미국이 느끼는 부담 역시 작지 않을 것임을 느낄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갈등과 그로 인해 나타나는 신개념 냉전은 누구의 승리로 끝날까. 전반적인 경기둔화 우려 속에 고율관세를 맞는 중국에도 치명적이지만 미국 역시 상당한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 그리고 G2 전쟁의 파고 속에서 글로벌 경제 역시 타격을 받는다. 이런 형태의 무역전쟁에서 승자를 찾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