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서울대 10개, 국민 관심 낮은 이유

정인지 기자
2025.07.24 05:45
서울대 정문 /사진=송학주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해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했던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지명철회로 낙마했다. 자녀의 조기 유학 등 논란도 있었지만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정부의 교육정책의 중심은 대학개혁에 맞춰져있다. 앞서 선임된 최은옥 차관은 정원 축소로 대학 적정 규모화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비수도권 대학 의·약·간호계열은 해당 지역인재 40%를 의무적으로 선발하도록 하기도 했다. 지역인구가 빠르게 소멸되고 있어 대학이 학생들이 지역에 정주하도록 붙잡고, 인재를 공급해야 기업이 지방으로 내려온다는 논리에는 학계도, 공무원들도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서울대 10개 만들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각 지역에 있는 거점 국립대에 서울대 80% 수준의 재정과 지원을 집중 투자해 이들을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대학'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전북대는 농업생명, 충북대는 보건의료, 경상대는 우주항공, 부산대는 기계, 경북대는 전자 등 각 거점대가 지역이 필요한 분야를 특성화 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는 학생 1인당 교육비가 6000만원인데 반해 지역 거점대는 2400만원 수준이라 발전이 어려웠다는 얘기다. 하지만 서울대가 독보적으로 높을 뿐, 지방거점국립대학은 1인당 교육비가 서울 시내 대학들에 비해 오히려 높은 편이다. 수도권 대학의 평균은 1183만원이다. 지역에 맞는 특성학과를 키운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것만으로 대학 서열이 완화되고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지금도 지방거점대들은 의대라는 최상위학과를 갖고 있지만 지역 정주나 교육 경쟁 완화에 도움을 줬다고 보긴 어렵다.

서울대가 10개나 필요한지, 유지가 될 지도 의구심이 간다. 2020년생부터는 출생아수가 연 20만명대로 급감한다. 5년 전인 2015년생만해도 43만8000명이었는데, 절반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미 2021년부터 입학자보다 대학 정원이 많은 역전 현상이 시작됐는데 앞으로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재원도 논의가 필요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협회장인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해서 현재 있는 예산 외에 고등교육 예산이 추가로 3조원, 총 5년간 15조원 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말로 기한이 만료되는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고특회계)'의 기한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고특회계는 유·초·중·고을 지원하는 교육교부금에서 배부되는 것으로 올해 예산안 기준 16조3800억원에 달한다.

앞으로 대학 정책에 힘을 받으려면 서울대와 비슷한 연구수준을 가진 대학의 의미는 무엇인지, 왜 10개씩이나 필요한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등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교육부 차기 장관이 취임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정인지 정책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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