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풍문으로 나돈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무속논란이 재점화했다. 특검팀은 윤 전대통령 관저 이전공사 특혜의혹과 관련해 풍수전문가가 개입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넓혔다.
윤 전대통령 부부의 각종 의혹과 주술정치엔 무속·역술인이 얽혀 있다. 명태균, 건진법사 전성배, '아기보살'이란 점집을 열고 계엄을 기획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명태균은 "윤석열은 장님 무사고 김건희는 앉은뱅이 주술사"라고 했다. 윤 전대통령은 후보 시절 손바닥에 '王'(왕)자를 쓰고 TV토론을 했다. 김 여사는 모 기자와 통화에서 "나는 영적인 사람이고 도사들과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장님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는 오욕의 말이다. 이는 21세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위기에 빠뜨리고 욕보였다는 점에서 개탄의 말이며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또한 이는 한국의 '민주주의 공고화'를 말하지만 여전히 전근대화와 주술화에 빠져 정치퇴행으로 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주술정치라는 표현은 영적 신념, 무속인의 영향을 받은 정치민주주의와 충돌하는 주술정치적 행위와 의사결정을 일컫는다. 주술정치가 작동한 12·3 계엄의 이데올로기는 샤머니즘으로 보인다. 어떻게 민주주의 공고화 시대에 샤머니즘이 작동했을까. 이것의 원인과 의미는 뭘까.
여러 의견이 있을 것이다. 탄핵반대 집회를 이끈 전광훈·손현보 목사의 행보와 통일교 측의 금품로비 의혹이 논란이 된 것처럼 일부 기독세력의 과도한 정치개입 행태인 정교일치가 주술화와 관련된 것은 아닐까. 탈주술화에 앞장서야 할 기독세력이 거꾸로 주술화함으로써 온갖 미신의 발흥과 샤머니즘 및 주술정치를 부추긴 것은 아닐까.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쓴 막스 베버에 따르면 주술화는 '전근대성', 탈주술화는 '근대성'으로 통한다. '주술화'란 신이나 혼령으로부터 인간에게 필요한 것을 얻어내는 '인간 중심의 신'을 만들어 복을 빌거나 스스로 신을 참칭하는 교주들의 일탈행태를 말한다.
역사적으로 탈주술화는 신과 인간을 분리하는 종교개혁과 청교도혁명을 통해 달성됐다. 이는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신을 참칭해 '인간 중심의 신'을 만들고 기복을 위해 면죄부를 파는 것을 우상숭배라고 비판한 데서 출발했다. 탈주술화의 핵심은 유한과 무한의 분리, 신의 구원 예정설, 청교도 직업윤리, 정교분리, 권력분립의 공화정부다. 주술화했다는 것은 정교일치, 천인합일, 일극체제를 의미한다.
이런 주술화가 윤 전대통령 부부만의 문제일까. 진영논리로 패거리를 만들고 싸우면서 선악과 거악의 구획을 참칭하는 것도 '정치의 주술화'가 아닐까. 무속인은 아니나 정치무당·교주의 역할을 하는 유튜버들이 문제다.
이들은 확증편향과 증오·혐오의 언어로 상대를 이단과 악마로 몰면서 마녀사냥에 나선다. 이들의 주술언어는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를 추구하는 민주주의 규범과 충돌한다. 무사에 올라탄 주술사처럼 유튜버에 올라탄 여야도 '주술정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