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ETF 세금 차별 없애야

김은령 기자
2025.12.30 05:00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은 26일 기준 295조7395억원으로 300조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6월 초 200조원을 돌파한지 7개월이 채 안돼 10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코스피가 4000을 돌파하고 S&P500, 나스닥 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국내외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ETF로 자금이 몰리고 자산가치도 상승한 결과다.

ETF는 거래 편의성에 분산 투자에 따른 안정성까지 더해져 주식 초보자들에게도 적합한 투자 상품이다. 주식 뿐 아니라 채권, 원자재, 부동산(리츠)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최근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발길을 국내로 돌리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상장 해외주식형 ETF가 미국 상장 ETF에 비해 과세 구조가 불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 상장 해외주식형 ETF의 경우 매매차익과 분배금 소득에 모두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된다. 배당소득세의 경우 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시 종합과세 대상이 돼 최고 45%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역외 ETF는 매매차익이 양도소득세 22%로 분리과세 돼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래서 금융소득 2000만원을 초과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해외상장 ETF에 직접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실제 해외 상장 ETF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미국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VANGUARD(뱅가드) S&P500 ETF를 10억3767만달러(1조9000억원) 순매수했고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INVESCO NASDAQ 100 ETF(인베스코 나스닥 100)과 INVESCO QQQ TRUST(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를 각각 11억2754만달러(1조6000억원), 10억120만달러(1조4000억원) 순매수했다.

여기에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ETF가 제외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배당소득에 대한 세 부담을 낮춰 기업들의 배당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한다. 그러나 공모펀드와 ETF, 리츠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같은 배당주에 투자하더라도 ETF 등 간접 투자할 경우 세금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특히 배당주, 커버드콜 ETF 등 높은 분배금을 활용해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같은 수요에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

아울러 연금계좌 내에서 국내 주식형 ETF에 투자하려면 세금 역차별도 감수해야 한다. 현재 일반 계좌에서 국내 주식형 ETF에 투자할 경우 매매차익이 비과세인데 비해 연금계좌에서는 추후 연금 수령시 연금소득세를 내야 한다.

코스피 5000시대를 열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핵심 투자처이자 고령화 시대의 국민의 자산 증식을 통한 노후 자금 마련 수단으로 ETF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불합리한 세제가 ETF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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