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의 37년 통치자를 '제거'하는 데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 압도적 군사력과 더불어 인공지능(AI) 기술을 가진 미국은 이란 정권 수뇌부의 회의 시간을 파악, 토요일 대낮 정밀 타격으로 공격력을 높였다. 지난 1월 베네수엘라 공습 당시에도 미국은 작전 개시 3시간만에 대통령궁에 진입,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생포했다.
이 기습 작전들에는 AI가 활용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간의 행적 등을 분석해 위치를 추적하고 정밀 타격하는 데 AI가 위력을 발휘했다. 이런 기술이 없던 지난 2003년 미국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붙잡은 건 전쟁 시작 9개월만이었다. 불안정한 글로벌 정세 속에서 이 같은 AI의 군사적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 균형에 대한 논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은 주요국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일조했지만, 그만큼 민간인 피해 등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해서다.
최근 군사적 활용을 거부한 앤트로픽을 '국가안보에 대한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겠다는 미 정부의 '엄포'는 그만큼 AI가 군 역량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미군과 협업 중인 빅데이터 분석기업인 팔란티어 최고경영자 알렉스 카프는 저서 '기술공화국 선언'에서 "혁신을 추구하는 정신과 국가적 목표의 결합 그 조합만이 민주주의 프로젝트 자체의 정당성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I 시대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으며 국가의 명운을 가를 전략 자산이라는 얘기다.
기업도 AI 윤리와 관련한 입장을 취해야 할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은 미 국방부의 계약 해지 등 위협에도 "양심상 못한다"며 군사적 이용 확대를 거부했다. 반면 챗GPT의 오픈AI는 미 국방부와 최근 기밀 네트워크에 관한 신규 계약을 맺으며 사용자들로부터 군사적 이용을 사실상 승인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의 한 교수팀이 AI 모델로 실시한 가상전쟁 실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AI에 국방 전략을 맡겼더니 오로지 승리에 집중, 핵무기를 선택했다. 기술에 의해 전쟁이 좌우될 때 인간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까. 군사 영역에서 AI 활용 범위와 AI 윤리에 대한 논쟁에 주목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