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모이는 인파, 준비는 충분한가."
15일 찾은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인근 대형 전광판에는 BTS(방탄소년단) 공연 광고가 쉴 새 없이 흐른다. 평소처럼 시민들이 광장을 오가지만, 화면 속에는 '3월 21일 라이브'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전 세계 26만명에 달하는 군중의 광화문 집결이 이제 엿새 앞으로 다가왔다. 도시 전체가 축제의 열기로 들썩이고 있지만, 환호의 이면에는 묵직한 질문 하나가 남는다. '이 많은 인파를 정말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가'다.
대규모 인파 관리는 우리 사회에 각인된 뼈아픈 숙제다. 2022년 이태원 참사 후, 시민들은 밀집된 군중을 마주할 때마다 막연한 불안감을 느낀다. 일종의 '사회적 트라우마'다. 그때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예상되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과연 안전할까'라는 걱정이 가시지 않는다.
그간 정부는 매뉴얼을 정비하고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매뉴얼의 부피가 커졌다고 위험이 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과거 참사가 남긴 교훈은 매뉴얼의 부재가 아닌, 현장에서 이를 실행할 '지휘관'과 '소통'의 실종이었다. 실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종이 위의 계획이 아닌 '누가 책임지고, 판단하며, 통제하느냐'다.
구조적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광화문광장은 인파가 특정 방향으로 쏠리기 쉬운 '깔때기형' 구조다. 주변 도로와 지하철 출입구, 좁은 동선이 복잡하게 얽혀 순간적으로 인원이 집중되면 위험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특히 공연 절정의 순간보다, 행사가 끝난 뒤 수십만명이 한꺼번에 이동하는 '퇴장 시간'이 진짜 고비가 될 수 있다.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 대응 체계를 예고했다. 그러나 현장은 유기체와 같다. 여러 기관이 동시에 움직이는 만큼, 혼선 없는 지휘 체계와 신속한 판단이 계획보다 우선돼야 한다. 안전은 문서가 아닌 현장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축제는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그러나 그 활기는 시민의 안전이라는 토대 위에서만 지속될 수 있다. 다가올 광화문의 공연은 그간 강조해 온 '진보된 인파 관리 시스템'이 구호를 넘어 실제로 잘 작동하는지 보여줄 시험대가 될 것이다. 26만명의 환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광화문은 철저한 대비로 시민을 맞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