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Mobile World Congress 2026)은 올해 주제로 'The IQ Era(지능지수 시대)'를 내걸었다. 또 'Intelligent Infrastructure(지능형 인프라)'와 'ConnectAI(AI 연결)'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AI가 더 똑똑해지고 데이터가 원활히 흐르며 AI융합서비스로 나아가려면 네트워크도 똑똑해져야 한다. 이는 AI 경쟁이 모델·서비스의 우열을 넘어 국가 지능형 인프라 역량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장의 흐름도 뚜렷했다. 먼저 AI가 통신망 안으로 들어왔다. 글로벌 사업자들은 지능형 네트워크를 내재화하고 에이전틱AI 기반 네트워크 관리 체계를 선보였다. 또 AI로 기지국 최적화·자동화를 완성할 뿐만 아니라 엣지 컴퓨팅의 허브로서 피지컬AI용 컴퓨팅을 제공하는 '기지국 역할의 대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이제 네트워크가 연결을 넘어 AI 실행 기반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단말에서 스마트폰은 '에이전틱AI폰'으로 재정의됐다. 사용자 의도를 이해·행동하는 '개인 에이전트'로 방향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온디바이스AI 탑재, 개인화 AI 기능 확장, 네트워크 기반 AI서비스 확대를 제시하며 삼성, 샤오미 등의 단말제조사, 구글 등의 AI모델 기업, 통신사들 간의 3자 경쟁도 펼쳐졌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은 이미 '풀스택 경쟁'이다. 미국 빅테크들은 반도체·클라우드·AI를 넘어 통신·네트워크로 확장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기반 무선기지국 플랫폼 개발과 노키아와의 협업, 퀄컴이 NPU 기반 데이터센터 서버를 선보인 것이 그 단면이다. 한편, MWC는 'Mobile World China'라 불릴 만큼 화웨이·샤오미·ZTE·차이나모바일 등을 앞세운 중국이 제조·통신·단말의 AI생태계를 전면적으로 보여주었다. 특히 화웨이는 AI칩셋 '어센드', AI모델 '판구', AI슈퍼컴, 피지컬AI 플랫폼까지 공개하며 AI 풀스택 빅테크의 면모를 드러냈다.
또 6G 시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028년 LA올림픽에서 6G 시연을 준비 중인 미국의 움직임에 맞추어 퀄컴은 2029년 6G 상용화 로드맵을 발표해 신호탄을 쐈다.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 역시 6G-AI 얼라이언스 출범과 6G 생태계 조성 논의를 본격화했다. 엔비디아와 삼성 등 관련 기업 간 AI기지국 기반 6G 협력도 활발해졌다. 이런 흐름 속에 금년 말 예정된 우리의 '6G 사전 기술시연(6G Vision Fest 2026)'은 6G의 미래를 최초로 세계에 보여주며 네트워크 강국의 위상을 보여줄 최적의 기회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AI G3 강국으로 가려면 'AI모델', 'AI반도체', 'AI네트워크' 종합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AI모델은 두뇌, AI반도체는 심장이다. 그리고 이를 산업 현장과 국민 일상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지능형 신경망인 'AI네트워크'로의 진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 다가올 에이전틱AI와 피지컬AI 시대에 다양한 이동체와 설비, 공간을 연결하고 제어하려면 초저지연, 고신뢰, 분산지능 네트워크가 중추적 기반이 될 것이다.
AX 2.0이 고도화 될수록, 네트워크의 공급망 안정성과 '소버린 AI네트워크'의 확보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우리는 지능형 분산 컴퓨팅 인프라로서 'AI-RAN(Radio Access Network)의 확장',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튼튼하게 하기 위한 '통신과 센싱의 결합(ISAC)', 초공간 네트워크 실현을 위한 '6G의 위성망과의 통합 네트워크 구축'도 차분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
AI 주권 경쟁에서 필요한 것은 개별 기술의 단편적 확보가 아니라, AI 모델·반도체·네트워크를 하나의 AI 국가 역량으로 결집할 때 비로소 풀스택 전략의 숨은 퍼즐이 완성된다. 이제 이 퍼즐을 산·학·연·관이 함께 맞출 때다. 그 결실이 대한민국 AI G3 도약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