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TSMC 7배 달라는 삼전 노조

머니투데이
2026.04.16 02:00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가 찬성률 93.1%로 가결된 1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조합은 쟁의권을 확보함에 따라 오는 19일 1호 지침을 선포하고 내달 23일 경기 평택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한 후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6.03.18.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올해 삼성전자가 300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45조원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으로 메모리 사업부 직원의 1인당 평균 성과급은 세전 7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45조원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400만 주주들에게 지급한 총배당금인 11조1000억원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작년 삼성전자가 연구개발에 쏟아부은 37조7000억원보다도 많다. 대규모 투자에 집행해야 하는 시점에서 과도한 성과급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이 될 수 있다. 한 술 더 떠 삼성전자 노조는 다음달 21일부터 18일 간의 총파업을 예고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칩플레이션'이 도래하기 전부터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보상을 둘러싼 노사갈등은 없었다. 올해 초 TSMC 이사회는 작년 직원 성과급으로 2061억대만달러(약 9조4800억원)를 책정했다. 약 9만명인 직원 수로 나누면 1인당 평균 1억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2023년 기준 TSMC 직원 중 84%가 보상에 만족을 표하는 등 내부 불만도 없다. 대신 TSMC는 노사가 합심해 초격차 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파운드리에서 점유율 70%로 삼성전자(7.2%)를 멀찌감치 따돌린 TSMC는 올해도 82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칩플레이션은 삼성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파운드리에서 TSMC를 따라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과도한 성과급 잔치를 벌이기보다는 투자에 집중해야 할 때다. 특히 삼성은 2042년까지 총 360조원을 투자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시스템 반도체 팹 6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노조가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의 미래를 내다보고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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