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수리공 죽음 뒤 '메피아', 월400만원 '낙하산'에…

남형도 기자
2016.06.02 15:41

서울메트로-은성PSD 계약사항에 '퇴직직원 정규직 고용' 포함시켜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현장에 시민들이 남긴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사진=뉴스1

서울메트로가 자사 출신 직원들을 스크린도어 용역업체인 은성PSD에 대거 앉힌 정황이 확인되면서 '메피아(메트로+관피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은성PSD와의 계약조건에 메피아를 정규직으로 고용토록 내건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메피아가 정규직으로 월 평균 350~400만원을 받은 반면, 고인이 된 스크린도어 수리공 김모씨(19)는 컵라면을 먹을만큼 바쁘게 일하면서도 144만원에 불과한 월급을 받는 불합리한 구조에 놓여 있었다.

2일 머니투데이가 지난해 3월 서울메트로가 작성한 은성PSD와의 '승강장안전문 유지관리 운영업무 위탁용역' 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서울메트로 퇴직직원을 은성PSD 정규직 직원으로 고용토록 하는 내용이 계약조건에 포함돼 있었다.

해당 계약서는 서울메트로와 은성PSD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 31일까지 맺은 것으로, 인력배치와 과업지시 등의 세부내용이 포함돼 있다.

계약서 제7조의 '인력배치 및 운영' 부분에서 서울메트로는 첫번째 조건으로 '계약상대자(은성PSD)는 발주기관(서울메트로)의 전적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승계 해야 하며 인력배치는 발주기관의 전적직원을 우선 배치하고 부족시 신규채용 직원을 임시 배치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서울메트로 출신 직원을 우선적으로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부족할 경우에 은성PSD가 신규로 직원들을 채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메트로와 은성PSD가 올해 6월 30일까지 체결한 계약서 내용. 서울메트로 출신 전적직원을 정규직으로 우선 고용해야 한단 내용이 담겨 있다.

계약 당시인 지난해 기준 서울메트로 출신직원은 총 38명이었다. 주로 역무원 출신으로 스크린도어 수리 관련 전문성이 부족함에도 이들은 월 평균 350~400만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 기준 서울메트로 출신 직원은 총 37명이다. 이중 20여명은 퇴직을 2년 가량 앞두고 있다.

서울메트로 출신들은 퇴직을 앞두고 은성PSD로 옮겨 정년을 보장 받은 뒤 퇴직 전 임금의 60~80% 가량을 정년까지 지급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병윤 서울메트로노조 위원장은 "은성PSD로 가면 고용을 추가로 1~3년 더 보장해주고, 월급의 60~80%를 보장해주는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최 위원장은 이들 역시 구조조정의 피해자라고 항변했다. 최 위원장은 "오세훈 시장 재임시절 지하철 공사 구조조정이 요구됐는데,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해고가 안되니 이 같은 방식으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울메트로 출신 정규직 낙하산들로 인해 신규 채용 기술인력들이 대거 '비정규직'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현장에 출동해 스크린도어 업무를 맡는 직원들은 월 평균 200만원 가량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수리공 김씨도 컵라면을 먹어가며 밤늦게까지 바쁘게 일했지만 월급은 고작 144만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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