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관리도 '최저가 낙찰제', 근본 원인…특혜성 외주 등 서울메트로의 총체적 부실관리도 도마위

지난달 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안전문)를 정비하던 직원이 열차에 치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문제는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사고라는 사실이다. 2013년 1월 성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작업자가 사망했고, 지난해 8월에도 강남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정비업체 직원이 전동차에 부딪혀 숨졌다.
서울메트로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그때 뿐이었다. 이번에도 책임을 숨진 직원에게 돌리다 거센 항의를 받고서야 책임을 인정했다.
지하철 안전문 정비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서울메트로의 최저가 방식의 외주 발주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숨진 직원도 스크린도어 하청수리업체 은성PSD의 직원이었다. 여기에 서울메트로가 또 다른 스크린도어 관리업체인 유진메트로컴과는 특혜로 점철된 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이 나오는 등 서울메트로의 총체적 부실 관리가 책임을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복되는 산업재해에 대해 원청업체나 고용주 책임이 크지 않은 점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서울메트로는 지금까지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스크린도어 유지관리업무 마저도 최저금액을 써낸 업체가 낙찰을 받는 '최저가 낙찰제'로 용역을 발주해왔다.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수리 외주업체인 은성PSD는 1~4호선 97개역(스크린도어 7700여개)을 관리한다. 고장 신고는 하루에 보통 4∼5건, 많게는 10건에 달한다. 출동은 1시간 이내 해야 했고, 서울메트로는 이를 위반할 경우 '신속수리' 조항을 어겼다며 지연배상금을 물렸다.
서울메트로는 앞서 스크린도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대책으로 '2인1조 작업원칙'을 제시했다. 하지만 최저가 입찰을 따낸 하청업체는 비용문제로 인력부족에 시달렸다. 사고 당일인 28일엔 단 5명의 용역업체 직원이 1,2,3,4호선의 모든 역을 담당했다.
서울메트로는 인력 부족을 알고 있었지만 은성PSD의 증원 요구에 대해 비용 문제를 들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 은성PSD가 정비인력이 최소 28명이 필요하다고 요청했지만, 서울메트로가 7명만 충원한 것은 대표적 예다. 이처럼 적은 비용, 적은 인력으로 관리를 하다 보니 스크린도어 고장이 다발적으로 발생할 경우 수리를 위해 1인이 출동하는 일이 빈번했다. 안전 규정을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웠던 것.
서울메트로의 또 다른 외주업체 유진메트로컴은 서울메트로로부터 특혜를 제공 받았다는 의혹의 한 가운데 섰다. 유진메트로컴은 강남역 등 24개 역의 유지보수 및 광고 운영 수익을 장기간 독점해왔다. 서울메트로와 유진메트로컴은 지난 2004년과 2006년 지하철2호선 승강장 스크린도어 제작과 설치, 운영에 대해 계약을 체결했다. 유진메트로컴이 스크린도어를 설치해 유지·보수 등을 맡고, 광고 수익도 차지하는 방식이다. 유진메트로컴은 최장 22년간 을지로역, 강남역, 교대역, 삼성역, 선릉역, 강변역 등 24개 알짜배기 역들에 대해 스크린도어 독점 광고권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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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 서울시의원은 "서울메트로 일부 직원의 특혜 제공으로 유진메트로컴은 법적근거도 없이 22년과 16년 7개월에 걸쳐 막대한 이익을 보장 받는 특혜성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서울메트로 1차사업 담당 본부장이 1차 사업 완료 후 이직하고, 2차 계약도 따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의혹이 많다"며 "계약기간도 과도하게 산정했고, 이익 역시 당초 계획보다 176% 많다. 원천적으로 잘못 체결된 협약 인만큼 지금이라도 계약 해지를 포함한 근본적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비해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5~8호선은 스크린도어 고장이 1~4호선의 10분의 1의 수준인 272건에 불과해 대조를 이뤘다. 2012년 이후에는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자회사를 세워 정규직 직원이 스크린도어를 관리해왔고, 기술과 부품도 표준화를 해 놓았다. 2인 1조 규정이나 보고 절차도 충실히 지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