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50+세대를 위한 일자리의 조건

김만희 서울50+재단 일자리사업 본부장
2016.07.06 04:01

[50+인생이모작을 꿈꾸다下-②]

김만희 서울50+재단 일자리사업 본부장

피터 래슬릿과 윌리엄 새들러는 저서에서 '인생의 3기(마흔에서 일흔 전후)는 인생의 새로운 절정기로 사회와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시기'라고 조명했다. 그러나 오늘날 현실에서 이 시간은 삶의 절정기라기보다 인류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개인과 국가 모두에게 최대의 도전이란 시각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한국은 빠르게 늘어나는 평균 수명에 더해 2001년 이후 15년 간 이어진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OECD 최고 수준의 고령화 국가가 됐다.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은 OECD 부동의 1위이다. 이러한 불명예의 기저에는 미흡한 공적 체계와 인생 후반의 열악한 일자리 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 인생 후반의 일은 경제적인 수입 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와의 관계, 개인의 보람, 건강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청년 일자리 못지 않게 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50+세대를 일자리 취약계층으로 바라보는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사회의 각종 문제해결을 위한 자원으로 바라보고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50+세대를 위한 일자리의 조건과 방향은 어때야 할까.

첫째, 50+세대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 포화상태인 단순 생계형 일자리가 아닌 삶과 일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개인의 보람, 사회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새로운 일자리 모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모델에서 벗어나 그동안 연관이 없던 섹터·지역·세대간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50+세대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통해 청소년의 진학과 취업에 도움을 준다든가, 50+세대의 부동산 자산을 청년 주거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다. 또 공공·민간영역의 경험을 가진 50+세대가 비영리나 사회적 경제의 일원으로 활약할 수도 있다. 공공·복지 서비스, 비영리·사회적경제, 지역마을과 농·산·어촌, 중소기업, 전통시장 등 50+세대의 유무형 자산을 필요로 하는 곳은 많다.

둘째, 50+세대에 적합한 수요 모델 발굴과 함께 그 수요에 적합한 50+인재의 확보와 육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전직을 위한 교육 커리큘럼과 플랫폼의 혁신이 필요하다. 단기적 이론 위주 교육이 아닌, 자기를 돌아보고 목표 설정에서 출발하는 현장 중심의 교육이 필요하다. 또 교육후 실전 경험과 자기 검증을 할 수 있는 인턴십이나 인큐베이팅의 과정이 체계적으로 연계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서울시 보람일자리는 매우 효과적이다.

플랫폼 측면에서도 50+일자리 수요와 그에 적합한 50+세대 간의 보다 정교한 매칭이 이뤄져야 한다. 효과적 매칭은 시스템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수요와 공급 양측을 이해하며 매칭 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손길이 필요하다. 여기에도 50+세대 당사자들이 매칭 코디네이터와 멘토로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50+세대 스스로 인생 후반 새로운 삶과 일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사회의 공감대도 필요하다. 50+세대 스스로 새로운 일자리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인식을 바꿔야 한다. 나이가 어린 동료나 상사와도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일자리의 대부분이 중소규모의 기관이나 조직임을 고려할 때 스스로 실무를 처리하는 역량도 습득해야 한다.

기업들도 몇 십 년간 함께 한 구성원들에게 보다 다양한 전직 경로를 지원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역시 새로운 일자리를 준비하는 50+세대와 기업에 중요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그 어느 세대보다 좋은 교육을 받고 열심히 일한 현재 50+세대들을 사회의 문제로 남겨서는 안된다. 50+세대가 역량을 발휘해 개인적으로 의미와 보람을 찾고 사회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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