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산교대 총장, 의혹 벗으려면 면접위원부터 공개해야

최민지 기자
2017.01.12 04:50

지난 2014년 3월 일반고 내신 평균 3등급인 하모씨가 부산교대에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입학했다. 하씨는 그해 합격생 중 최하위에 가까운 내신 성적에도 면접점수를 잘 받아 거뜬히 합격권에 안착했다. 심지어 수능 최저 적용을 받지 않는 우선선발로 합격했다.

하씨의 합격은 '필기시험 순으로만 학생을 평가하지 않겠다'던 학종의 장점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다. 하지만 '총장 아빠'라는 변수가 끼어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씨의 아버지는 부산교대 총장이자 하윤수 교수다. 오랫동안 부산교대 입학 업무를 맡아왔던 동료교수 A씨는 하 총장 딸 입시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며 이 문제를 공론화하려 했다. 하 총장은 명예훼손으로 A교수를 고소했다.

관련 보도가 나가자 다양한 교육계 인사들이 기자에게 의견을 밝혀왔다. 한 야당 국회의원 비서관은 "대학 교직원 자녀가 입학 과정에서 알게모르게 가산점을 받는다는 제보를 받았다. 교육부에 자료를 요구해 하 총장과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더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한 사립대 교수는 "교수 수가 100명이 안 되는 교대에서 총장 딸이 응시한다는 사실을 모르기가 더 어렵다. 면접위원 명단을 공개해 이들이 하 총장 딸에게 특혜를 줄만한 인물이 아닌지 밝히지 않는 이상 의혹이 완벽히 해소되긴 힘들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반응은 의외로 교총에서 나왔다. 하 총장은 지난해부터 한국교원총연합회 회장 직을 맡고 있다. 교총 관계자들은 기자가 취재 차 하 총장에게 전화한 직후부터 기자와 편집국에 집요하게 연락했다. 급기야는 편집국을 직접 방문하기까지 했다.

메시지는 명료했다. "의혹만으로 보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 국내 최대 교원단체 관계자들이 회장의 개인적인 의혹을 진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공과 사를 구분 못한 하 총장의 판단 착오로 벌어진 일이다.

아버지가 총장인 대학에 딸이 무조건 지원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교사가 되려는 딸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는 하 총장의 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국립대 총장은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인이다. 공정성이 국민적 의심을 받고 있는 학종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옳다.

A교수가 기자에게 공개한 녹취록에서 보이듯 의혹 제기 교수를 따로 불러 회유를 시도하고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기 보다는 면접위원을 공개하고 말끔히 의혹을 씻어내는 편이 나았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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