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어른들이 잘못했다!

오세중 기자
2018.09.12 04:00

'잠자는 아이 확인법' 국회 통과와 상도초유치원 관계자 처벌 엄중하게 이뤄져야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오세중 머니투데이 기자

지난 주말 TV를 켰다. 뉴스에 기우뚱해진 상도유치원이 위태롭게 언덕에 걸쳐 있었다. 주말에만 허용되는 아이들의 늦은 취침으로 뉴스를 함께 시청한 딸은 기겁했다. “유치원이 어떻게 저렇게 무너질 수 있어요?” 딸아이가 묻는다. “부실하게 지었거나 옆에서 공사 때문에 무너졌대”라고 답했다. ”저게 말이 되요?“라는 딸 아이의 반문에 말을 잃는다.

아이들의 눈은 정직하다. 잘못된 건 혼나야 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일 뿐이다. “다친 사람이 없냐”는 질문에 “불행 중 다행으로 애들이 없는 밤에 무너졌다”고 응수해줬다. 내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 초등학교가 무너졌다면 어땠을까? 요즘 교육 현장에서는 부모들의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건이 빈번하다.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자 거울이다’는 말이 스쳤다. 어른이 보여주는 세상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파된다. ’이러면 안 돼‘, ’착하게 살아야 돼‘라는 말들을 달고 사는 어른들이 보여주는 세상은 온전한가. 부끄러웠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을 위험에 방치한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

어른이 제대로 살피지 못해 아이가 통학버스 안에서 숨을 거뒀고, 끝내 유치원까지 기울어지다 철거됐다. 상도유치원이 무너지면서 어른들에 대한 신뢰도, 모든 부모들의 마음도 함께 무너졌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신경 쓰고,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 어른들은 쉽게 또 잊고, 인정하지 않으며 덮는데 급급하다.

통학차의 아이 방치 사망 사건은 고작 2개월 전의 일이다. 당시 국회의원들은 하차 확인 장치를 의무화하는 이른바 ’잠자는 아이 확인법‘ 관련 법안들을 쏟아냈다. 관련 법안을 낸 의원이 10여명이 되는데 이 법은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안을 낸 의원들 조차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도유치원의 경우도 위험은 예고됐다. 유치원 인근 공사로 유치원에 금이 가자 유치원 관계자들은 ’붕괴 위험‘을 호소했다. 그러나 구청은 단 한 번의 현장검증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감리자에게 자문의견서를 전달하고 보강조치를 하겠다는 거짓 공문서까지 작성했다. 유치원이 기울어지기 고작 4시간 전 122명의 아이들이 그 곳에서 뛰어놀았다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진심으로 미안하다. 어른들의 잘못이다. 아이들을 위한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키고, 상도유치원의 경우 우려를 묵살한 관련자들의 잘못을 명명백백 가려야 한다. 아이들은 그대로 배운다. 부끄러운 어른들의 과오는 여기서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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