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나 어떤 조직에서나 1등을 하면 좋죠. 그러나 1등이 아니라고 모두 실패자는 아니지 않나요. 우리 교육은 이제 아이들 모두가 재미와 흥미를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합니다."
김영철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장(사진)의 말이다. 다소 투박하지만 진정성이 느껴졌다. 교육부에서 '넘버 3'인 기획조정실장을 지내다 올 1월 연수원으로 발령받은 그를 최근 집무실에서 만났다.
김 원장은 "지금까지 우리는 해방과 전쟁, 산업화를 거치며 '1등'과 '성공'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중요하고 실패를 겪었다고 해도 그 실패를 딛고 재기하도록 방법을 가르쳐주는 쪽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과거 강원교육청 부교육감 재임 시절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일기를 쓰게 한 뒤 그 일기를 바탕으로 시를 짓도록 한 적이 있다"며 "긴 글이 짧은 시로 바뀌는 것에 흥미를 느낀 아이들이 나중에는 노래까지 만들어 부르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 합창대회 때로 기억하는데 1등에 대한 압박감으로 참가자 모두 심하게 긴장한 듯 보였다"며 "1등을 하면 담당교사에게 가점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나중에 전해듣고 이듬해부터 이를 바꿨는데 그 때부터 학생들이 합창대회를 즐기더라"고 했다.
김 원장은 연수원에 온 직후부터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특히 내년은 연수원 문을 연지 5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연수원은 1970년 2월 개원했다. 그는 "연수원은 이제 하드웨어적으로는 어느 정도 자리잡았다"며 "앞으로는 소프트웨어를 장착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미래세대 교육을 위해 연수원도 혁신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19세기 교사들이 20세기 교실에서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다.
김 원장은 당장 오는 25일부터 사흘 간 전국 18개 시도교육연수원 연수담당자와 보직자 300여명이 참석하는 '전국교육연수원 발전협의회'를 열어 △디지털 신문명과 미래기술 △새로운 연수 세대의 이해 △에듀테크 등을 통해 연수혁신의 첫 단추를 제대로 꿰겠다고 다짐했다.
김 원장은 평소 걷는 걸 좋아한다. 취미도 등산이다. 여러 생각을 할 때 혼자 걷는 것 만큼 좋은 수단이 없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연수원에 와서는 외부에 설치된 산책로에서 연수생이나 강사들과 함께 '맨발 걷기'를 즐긴다고 했다.
교육부에서 행시 32기 '고참'인 그는 온화하고, 푸근한 스타일의 '큰 형님' 리더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부하 직원을 질책하기보다는 문제해결에 중점을 두고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이라는 게 그에 대한 주변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