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갈 정도로 압박하라'…전명규 교수 중징계·수사의뢰

'정신병원 갈 정도로 압박하라'…전명규 교수 중징계·수사의뢰

세종=문영재 기자
2019.03.21 14:40

(종합)한체대 종합감사 결과 발표…교수비리·학사관리 부실 등 82건 적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른바 '빙상 대통령'으로 불렸던 전명규 한국체대 체육학과 빙상부 교수(전 빙상연맹 부회장)가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폭행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금품 등을 받은 사실이 교육부 감사결과 드러났다. 한체대에서는 교수 비리와 학사 관리 부실 등 모두 82건의 비리가 적발됐다.

교육부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5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추진단)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이 담긴 한체대 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전 교수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하고 업무상 횡령·배임과 허위공문서 작성, 사기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수사 의뢰키로 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감사 결과에서 밝혀진 비리와 위반 사안에 대해 관련기관이 조속하게 행정상 조치를 이행토록 엄중하게 관리·감독할 것"이라며 "체육계에 만연한 부정과 성폭력 문제 등이 한두 차례 감사로 해결되지 않는 만큼 교육부는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조사 활동과 '스포츠혁신위원회'를 통한 제도개선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합의종용·금품수수'…"전명규 교수 중징계·수사의뢰"=감사 결과 전 교수는 조 전 코치에게 폭행당한 피해 학생들에게 합의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전 교수는 피해 학생은 물론 가족들까지 만나 폭행 사건 합의나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 나오지 말도록 회유했다. 교육부는 전 교수가 대학 측이 피해학생과의 격리조치를 통보했는데도 제3자를 통해 피해학생들을 만나 졸업 후 거취 문제를 거론하는 등 3차례에 걸쳐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또 빙상부 학생이 협찬받은 고가(400만원 상당)의 훈련용 사이클 2대를 가로채고, 스케이트 구두 24켤레를 가품으로 납품받는 방법으로 특정업체가 대학으로부터 정품가액(5100만원)을 지급받도록 했다. 최근 15년 간 부양가족 변동신고를 하지 않아 가족수당과 맞춤형 복지비 1252만원을 부당하게 수령한 사실도 확인됐다. 입찰 절차를 거쳐야 쓸 수 있는 한체대 빙상장·수영장을 제자들이 운영하는 사설강습팀에 장기간 독점적으로 사용하게 했다. 대한항공 빙상팀 감독에게 대한항공 스튜어디스 면접 지원자 정보를 보내면서 '가능한지 알아봐 달라'고 청탁한 사실 등도 적발됐다. 교육부는 전 교수에 대한 중징계를 한체대에 요구하고 검찰에 고발·수사의뢰했다.

◇한체대, 도덕적 해이 심각=이번 감사에서는 한체대 다른 종목 교수들의 비리도 대거 확인됐다. 사이클부 A교수는 추석명절과 스승의 날 즈음 학부모 대표로부터 2차례에 걸쳐 120만원을 받았고 볼링부 B교수는 스승의 날에 학부모로부터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수수했다.

특히 B교수는 국내외 대회·훈련을 69차례 하며 학생들로부터 소요경비 명목으로 1인당 25만~150만원을 걷었다. 그는 5억9000여만원을 현금으로 챙기면서 증빙자료를 만들거나 정산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1억여원은 훈련지에서 지인과 식사하는 등 사적 용도로 썼다.

생활무용학과 C교수도 학생 1인당 6만~12만원씩 '실기특강비'를 걷어 증빙서류 없이 썼다. 실기특강 강사로는 배우자와 조카가 학교에 신고 없이 출강했다. 한체대 6개 종목 교수 6명은 해외전지훈련 후 허위영수증 등을 정산자료로 제출, 2905만원 상당의 학교 지원금을 횡령했다.

교육부는 또 한체대가 △입시요강에 체육특기자 선발 상세 심사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등 입시를 투명하지 않게 운영하고 △'지도교수 변경원'만 제출하면 수업을 한 것으로 인정했으며 △최근 10년간 체육학과 교직이수 승인정원보다 1468명을 초과해 교직이수예정자를 선발하는 등의 비위행위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대학원에서는 교수들이 원래 업무인 석박사과정 학생들 논문·연구계획서를 지도하거나 시험출제·채점을 하면서 수당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최고경영자 과정에서는 출결 여부 확인 없이 282명에게 수료증을 줬다. 교육부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전 교수 등 교직원 35명 징계를 한체대에 요구하고 12명은 고발·수사 의뢰했다. 빙상장 사용료 등 5억2000만원은 회수토록 했다.

◇연세대 체육특기자 입시비리 정황 확인…"검찰수사 의뢰"=교육부는 연세대 수시 모집에서 아이스하키 체육특기생 합격자가 미리 결정돼 있었다는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도 발표했다. 감사 결과 체육특기생 평가위원 3명이 1단계 서류평가에서 평가기준에 없는 '포지션'을 고려해 점수를 매긴 것으로 확인됐다.

포지션을 고려한 탓에 다른 학생보다 경기 실적이 떨어지는 학생이 서류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사례가 있었다고 교육부는 전했다. 심의 절차를 위반하고 부실하게 평가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평가위원 1명은 체육특기자 지원 학생 126명 평가를 70여분 만에 마치기도 했다. 지원자 한 명을 평가하는 데 30여초가 걸린 셈이다.

한 평가위원은 평가시스템에서 특정 종목 지원자 31명 중 6명의 점수를 수정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최종합격했다. 교육부는 평가위원 3명 등 교직원 9명에 대한 경징계 및 경고를 연세대에 요구했다.

교육부는 사전스카우트·금품수수 의혹이나 전현직 감독의 영향력 행사 등은 증거확보가 어려웠다며 검찰에 수사의뢰키로 했다. 교육부는 검찰 수사결과 사전스카우트·금품수수 내용이 확인되면 해당 학생들에 대한 입학취소를 대학에 요구키로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