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제조업 '피지컬 AI' 딜레마…"데이터 모았는데 정작 쓸 줄 몰라"

경기=권현수 기자
2026.08.06 10:01

경기연구원 실태 조사…MES·ERP 도입 높지만 AI 최적화 연결 기업은 1.5% 불과
기업 69.7% "초기 투자비 부담"…2~3년 내 회수 가능한 실증 테스트베드 절실

제조공정 DX 및 피지컬 AI 적용 현황./사진제공=경기연구원

국내 최대 제조업 집적지인 경기도 내 상당수 기업이 생산관리시스템(MES)이나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개별 시스템 기반의 디지털화에는 성공했으나, 이를 생산 설비 제어와 최적화로 연결하는 '피지컬 AI' 활용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은 6일 이 같은 현장 실태와 대응 전략을 담은 '피지컬 AI 시대, 제조업의 현실과 경기도 대응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원이 스마트공장 기초 단계 이상 도내 제조기업 200개사를 조사한 결과, 공정 전반에 디지털 전환(DX)을 추진 중인 기업은 77.5%에 달했다. 시스템별 도입률은 생산관리시스템(MES) 92.9%,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79.4%로 개별 단위의 전산화는 상당 수준 진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AI를 생산 설비와 직접 결합해 검사·이동·공정 제어 등에 활용하는 피지컬 AI 적용 기업은 12.5%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단순 사물·제품 Recognition(인식) 기능이 96.8%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예측(56.8%)이나 공정 자동화 제어(36.8%) 활용 비중은 낮았다.

특히 데이터 활용에서 단절 현상이 뚜렷했다. 생산 데이터를 MES·ERP와 연동해 관리하는 기업은 44.0%였으나, 수집된 데이터를 AI 학습과 공정 최적화까지 연결하는 기업은 1.5%에 그쳤다. AI 학습과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고성능 컴퓨팅 환경을 갖춘 기업도 2.0%에 불과해 데이터 관리와 AI 활용 간 격차가 컸다.

데이터·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및 활용 현황./사진제공=경기연구원

기업이 피지컬 AI 도입을 주저하는 가장 큰 요인은 비용과 호환성이었다. 도입 목적으로 품질 향상(74.0%)과 생산성 향상(73.5%)을 꼽으면서도, 초기 투자비 부담(69.7%)과 기존 설비 교체 부담(50.3%)을 주요 장애물로 지적했다. 투자 결정의 핵심 조건으로는 기술의 신뢰성·안정성(49.0%)과 기존 설비와의 호환성(35.0%)이 꼽혔으며, 응답 기업의 41.5%는 2~3년 이내 투자비 회수를 기대하고 있어 현장 검증을 위한 실증사업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인력 확보 측면에서는 신규 채용보다 기존 근로자의 재교육(79.0%)을 선호하는 경향이 압도적이었다. 도입에 따른 주요 기대 효과 역시 숙련공 보조 및 노동강도 완화(44.5%)가 가장 높게 나타나, 현장 인력과의 상생 모델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보고서는 경기도가 반도체·자동차·기계 등 주력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제조 데이터 플랫폼과 실증 테스트베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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