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의성의 전·현직 지방의원 5명은 최근 자신과 관련된 업체를 통해 지인 명의로 의성군과 수의계약을 체결한 혐의로 경찰의 입건 전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18년부터 최근까지 지방의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자신과 관련된 업체를 통해 지인 명의로 의성군과 수의계약을 체결한 혐의를 받는다.
# 경북 영천시 행정복지센터에서 회계를 담당하던 7급 공무원은 지난달 공금 25억원을 유용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공무원은 7개월간 230여 차례에 걸쳐 공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월에는 경남 거창군에서도 면사무소 회계 담당 7급 공무원이 150여 차례에 걸쳐 약 14억원의 공금을 유용·횡령한 것으로 적발됐다.
최근 지방의원의 수의계약 특혜 의혹과 지방정부 회계 담당 공무원의 공금 횡령 사건이 재차 발생하자 이를 막기 위해 행정안전부가 대대적인 제도 개편에 나섰다. 동일 업체 대상 수의계약 한도를 신설하고 전국 지방정부 공금관리 전수점검을 실시하는 등 계약과 회계 관리 체계를 전면 손질한다.
13일 행안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방의원 수의계약 및 지방공무원 횡령' 관련브리핑을 열고 동일 업체와 반복적으로 체결하는 '1인 견적 수의계약'에 연간 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관련 예규 개정이 완료되는 즉시 시행하며,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적용된다. 올해는 시행 이후 체결되는 계약부터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연간 기준으로 운영한다. 기초자치단체는 동일 업체와 연 5회 또는 2억원, 광역자치단체는 연 7회 또는 3억원을 초과해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1인 견적 수의계약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사업을 진행할 때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고 하나의 사업자에게만 견적서를 받아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2000만원 이하의 소액이거나 긴급한 경우 등에 허용되지만 사업을 쪼개 특정 업체에 계약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자체적으로 '수의계약 총량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번 개편으로 전국 공통 기준이 처음 마련된다.
지역 내 업체가 부족한 경우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는 지방정부 계약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예외적으로 계약을 허용한다. 심의 결과는 지방정부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분기별로 상급기관에 보고하도록 해 사후 관리도 강화한다.
정종훈 행안부 지방재정국장은 "업체 수가 적은 지역은 계약심의위원회를 서면이나 대면으로 신속하게 개최할 수 있어 계약 집행이 지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한도 초과 계약도 반드시 심의를 거쳐 근거를 남기도록 해 사후 감사와 조사까지 가능하도록 한 것이 이번 제도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수의계약 정보 공개도 확대된다. 기존 업체명과 대표자, 주소 외에 사업자등록번호를 추가하고 공개 항목 전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해 주민들이 동일 업체와의 계약 여부와 한도 위반 여부를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연내 제정을 추진 중인 '지방의회법'에도 지방의원의 사적 이익 추구를 막기 위한 장치를 담는다.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지방의원의 겸직과 영리행위 연관성을 심사하고 사적 이해관계자 등록·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을 추진한다. 지방의원이 사적 이해관계자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려는 경우에는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신고하도록 하고, 위원회가 부적정하다고 판단하면 계약 재검토를 권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행 지방계약법과 이해충돌방지법은 지방의원 본인과 배우자, 직계존비속 등이 일정 지분 이상 보유한 업체와 지방정부 간 수의계약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행안부는 최근 친인척이나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업체를 통한 우회 계약 의혹이 제기되면서 기존 제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이번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공금 횡령 방지를 위한 관리 체계도 대폭 강화한다. 행안부는 지난 4일 전국 지방정부에 공금관리 전수점검을 요청했으며 읍·면·동과 사업소, 시·군·구를 대상으로 거래처명과 예금주명 불일치, 담당 공무원 명의 거래, 보통예금계좌 부정 이용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사업자가 직접 계좌정보를 등록하는 전자대금청구시스템(e호조+빌) 이용을 의무화해 담당 공무원이 거래처 계좌를 임의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실제 지급계좌와 시스템 등록 계좌의 예금주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계좌 검증 기능도 강화해 이상 거래를 사전에 차단한다. 이를 위해 오는 9월까지 '지방자치단체 회계관리에 관한 훈령'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공금 이상 거래 정보를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인 '청백-e'와 연계하고 회계 담당 공무원과 결재권자를 대상으로 공금 횡령 예방 교육을 확대하는 등 내부 통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이번 대책이 처벌을 강화하기보다는 비위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다만 위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에는 현행 규정에 따라 징계와 수사의뢰, 형사처벌이 가능하며 사전 예방과 사후 점검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편법적인 수의계약과 공금 횡령은 지방정부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문제"라며 "계약 관리와 공금 집행 전반의 취약 요인을 근본적으로 보완해 비리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