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사법시험 존치'활동을 위한 변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반 변호사가 아니라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변호사단체 임원들이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을 하루가 멀다 하고 들락거리고 있다. 국회 경내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라고 쓰인 검은 승합차도 자주 돌아다닌다.
하창우 회장을 비롯해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장 그리고 협회·지회 임원들과 국회담당자들이 거의 매일 국회에 상주하고 있다. 여기에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도 대학동(옛 신림동) 고시생모임과 사시사랑 등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 모임등과 연계돼 활동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 중심으로 만나러 다니던 이들이 최근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을 만나고 다닌다. 그중에서도 소위 ‘비노’로 알려진 의원들을 주로 만나고 다닌다. 박지원, 박주선, 조경태 의원을 비롯해 대표적 ‘비노’의원들과 만나고 다닌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법조계에선 대법원의 '상고법원'로비와 변협 등의 '사시존치'로비가 올해 하반기 들어 극에 달했다고 보고 있다. 19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들 중에서 '친노'가 아닌 '비노'만 골라 적극 공략하는 것은 '로스쿨제도'가 고(故)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완성됐기 때문이다.
'친노'의원들보다 '비노'의원들이 '사시존치'에 더 우호적일 것이란 판단이다. '로스쿨'을 '노무현의 유산'으로 전제하고 '비노'의원들이 '반(反) 로스쿨'성향을 가졌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결국 '비노'의원 중심으로 야당의원들을 규합해 기존 여당의 사시존치 의견을 가진 의원들과 연계해 여야 합의로 '사시존치'를 통과시킨다는 전략이다.
하창우 변협 회장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경태 의원의 ‘사시존치’법안 발의 결정이 자신의 방문 후 엿새 만에 이뤄진 일"이라며 스스로 ‘비노’ 의원 공략에 공을 들였음을 인정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당홈페이지도 이번달 들어 갑자기 '사시존치'주장을 하는 게시글로 도배되고 있다.
변호사 단체의 정치권 로비가 강화되고 있는 이유는 ‘사시존치’논란이 결국 국회에서 해결될 일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노력은 현재까진 '성공적'이다.
지난 달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토론회가 열렸고, 같은 당 조경태 의원은 아예 ‘사시존치’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나섰다. 21일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선 의원이 ‘로스쿨의 문제점과 사법시험 존치의 필요성’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 법사위 소속인 박지원 의원도 '사시존치'법안을 내겠다고 공언했고 "법사위에서도 사시존치를 통과시키겠다"고 선언했다.
'현대판 음서제'논란도 사시존치 측의 '작품'이다.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의 자제들에 대한 채용특혜 의혹제기도 ‘사시사랑’이라는 사시출신 변호사 커뮤니티가 나섰지만 실상은 변호사 단체가 뒤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의혹제기의 기초자료가 됐던 인터넷에 떠돌던 '고관대작 자제 로스쿨 현황'이라는 출처 불명의 파일도 지난 5월경 변호사 단체에 의해 법사위 의원실에 배포됐다고 알려졌다.
게다가 김태원 의원 아들의 정부법무공단 채용관련 정보공개를 청구한 572명 변호사들의 대표인 김태환 변호사는 변협 법조인양성제도개혁특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법조인양성제도개혁특위는 사시존치를 위해 변협에서 만든 특위다. 김 변호사는 박주선 의원 주최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섰고 오신환 의원 토론회 등에도 참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