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노동개혁을 포함한 4대개혁에 이어 재벌개혁까지 새누리당의 개혁과제 안에 포함시켰다. 대부업 최고금리와 영세자영업자 카드 수수료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고, 연설 말미에 '개혁적 보수'를 강조하는 등 약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 주목된다. 박근혜정부의 정책기조에 호흡을 맞추면서도 보수당의 대표로서, 차기 주자로서 외연을 확장시켜 나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재벌개혁" "개혁적 보수"…외연 확장 나서나
이날 김 대표의 연설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재벌 개혁'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대목이다. 김 대표는 "4대 부문(노동·공공·교육·금융) 개혁이 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벌개혁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후진적 지배구조 △시장지배력 남용 △불공정 거래 등을 통한 부의 축적 및 세습을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재벌 개혁은 그동안 야당의 의제로 주로 간주돼 왔다. "반기업정책으로 변질돼선 안 된다"고 전제하긴 했지만, 김 대표가 주요 연설에서 재벌 개혁 이슈를 직접 거론한 일은 드물다. 최근 대기업 총수 일가의 경영권 다툼과 '땅콩회항' 등 갑질논란으로 재벌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만큼 재벌개혁에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재벌개혁을 위한 특위 구성 등 야당의 공세에 맞불을 놓는 의미도 담겼다는 관측이다.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당의 외연 확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설 말미 '개혁적 보수'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대표는 "표를 잃더라도 새누리당은 개혁적 보수의 길을 걷겠다"며 △포용적 보수 △서민적 보수 △도덕적 보수 △책임지는 보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금융개혁을 강조하면서도 △연 10%대의 중금리 대출 취급 서민금융전담기관을 설립 △대부업체 최고금리 인하 △영세자영업자 신용카드수수료 인하 등을 구체적인 과제로 언급했다. 이들 모두 사회적 약자 배려하는 정책들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보수의 새 지평'을 언급했던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지난 4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측 관계자는 "(개혁적 보수가) 결국 그게 가야할 길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전반적으론 정부 기조에 맞춰…국민공천제-금융개혁 등서 자기 색깔
연설 전반적으로는 박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호흡을 맞췄다. 노동 개혁을 중심으로 한 4대 개혁을 강조했고 경제활성화법안의 처리 필요성도 재차 역설했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통일 준비를 강조해 '통일대박론'을 주창하는 박 대통령과 보조를 맞췄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의지를 피력하는 등 보수적인 역사관도 유지됐다.
트레이드 마크가 된 국민공천제 도입에 대해서는 확고한 의지를 재차 밝혔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이를 논의할 회담도 제안했다. 금융 개혁을 강조하면서 '관치 금융 해소'를 언급한 것은 이전의 연설에서 잘 보이지 않았던 대목이다.
당 관계자는 "새 원장이 취임한 여의도연구원 등으로부터 금융 개혁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서민금융은 반드시 짚어야 하고, 금융권이 대체로 새로운 변화에 대응이 늦는 부분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