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새누리당이 표류하고 있다. 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가 김무성 대표를 위시한 비박계(비 박근혜) 친박계(친 박근혜)로 갈라져 봉합이 어려운 수준까지 왔다, 공천안을 마무리짓지 못한 공천관리위원회마저 이틀째 회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면서 파행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8일 김무성 대표의 주재 아래 열린 새누리당 임시 최고위원회가 오전 별다른 성과없이 정회됐다. 최고위는 이날 저녁 9시 다시 회의를 속개할 예정이다.
공관위의 6차·7차 공천심사 결과와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 문제를 논의했지만 아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경선 결과가 나온 일부 지역에 대한 추인과 대구 수성을에서 공천탈락한 주호영 의원에 대해 최고위 차원 재의 요청을 재의결한 게 성과라면 성과다. 김 대표가 최고위 추인을 보류한 7개 단수추천지역 역시 미결 상태로 남아있다.
오전 회의에서는 지난 16일 있었던 김 대표의 긴급 기자회견과 유 의원을 비롯한 비박계 의원 공천 문제를 놓고 계파간 격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장 밖으로는 '이건 박해가 아니냐', '이런 식이면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 '최고위가 공관위 의결 승인만 해주는 데인가' 등 격앙된 음성도 흘러나왔다. 특히 김 대표가 공관위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친박계와 충돌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는 일단 공천관리위원회에 공을 넘긴 모습이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공천은 공관위에서 하는 것이고 최고위는 (공관위 결정을) 의결하든지 재의(요구)를 하든지 선택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우승민 의원 공천은) 공관위에서 할 문제이지 우리 최고위에서 이러쿵 저러쿵 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김무성 대표는 입을 굳게 다물고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같은 시각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은 공관위 결정에 대한 반발 수위를 높여갔다. 조해진 의원은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조 의원은 "(유 의원이 용기있게 힘있게 하라고 그렇게 얘기했다"며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참된 보수정당의 기치를 들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류성걸 의원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며 "공천관리위원회가 당헌·당규에 위배한 공천결정을 취소할 때까지 절대 최고위원회는 추인하지 않기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장외투쟁을 벌였다.
주호영 의원 역시 공천관리위원회의 재심 결과에 대한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컷오프가 취소되지 않을 경우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고위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오후 회의가 제대로 속개될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 의원의 공천 문제를 논의해야 할 공관위가 오후 2시 회의를 전격 취소했기 때문이다.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최고위 회의 직후 "최고위는 유승민 의원 문제도 공관위에서 논의해 넘겨달라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공관위 파행의 원인은 김 대표와 친박계 공관위원들의 충돌때문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앞서 지난 16일 최고위를 통해 주호영 의원의 컷오프에 대한 재심을 요구하고 또 공관위의 결정이 당헌당규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외부 공관위원들은 당 대표가 공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며 사과를 요구, 17일에 이어 18일 회의도 '보이콧'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관위에는 현재 37곳의 경선 결과가 미발표된 상태로 남아있다. 이 중에는 최고위원들의 지역구 경선결과도 다수 포함돼 있다. 공관위가 이날 회의를 열어야 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 또 최고위가 재차 재의를 요구한 주호영 의원 공천에 대해서도 공관위 정식 찬반 표결 절차가 있어야 한단 목소리도 높다.
공관위원인 황진하 사무총장은 "외부위원들이 어떤 이유로 참석을 안하는지 그 내용을 분명히 확인해봐야 한다"며 "전날은 전날대로 이유나 주장이 있었지만 이날도 그 한가지 이유를 가지고 참석을 안하는 것인지 종합적으로 들어보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