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탈 자산 완화, 캐피탈 업계 숙원
렌터카 업체 반발… 실제 규제 완화 가능성에 회의적

캐피탈 업계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렌탈 한도 규제 완화가 무산될까 걱정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캐피탈사의 '보험대리점 진출'도 흐지부지된 전례가 있어서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상반기 중으로 캐피탈사의 렌탈 한도 완화 여부를 결정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여신전문금융업 간담회에서 "현재 본업 실적 한도 내로만 취급이 허용되는 렌탈 자산 한도를 완화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피탈은 금융사이기에 렌탈은 '부수 업무'에 해당한다. 따라서 렌탈업을 본업(금융)인 리스보다 더 열심히 해선 안 된다.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에선 캐피탈의 렌탈 자산 잔액이 리스 부문을 초과해선 안 된다고 규정했다.
최근 소비자는 차량 이용에서 리스보다는 렌탈을 더 선호한다. 캐피탈이 렌탈 자산을 늘리고 싶은 이유다. 렌트한 자동차에는 번호판에 '하·허·호' 등이 붙지만 요새는 이를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특히 리스는 대출로 간주된다. 이용자의 대출 한도와 신용도에 영향을 준다. 렌탈에는 이런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법인 입장에선 리스는 재무제표상 '부채'로 잡혀 재무 건전성에 영향을 주지만 렌탈료는 전액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어 유리하다. 렌터카는 영업용 차량으로 간주돼 자동차세 등 세금 납부 시 세제 혜택이 적용되기도 한다.
캐피탈 입장에서도 리스는 금융상품이기에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규제를 받지만 렌탈업은 이런 부담이 덜하다.
캐피탈 업계는 렌탈 한도 완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금융위원장 발언에도 실제 규제 완화 가능성엔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과거 금융당국이 캐피탈 업권에 규제 개선을 약속했음에도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있어서다.
2021년 고승범 당시 금융위원장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하는 캐피탈사에 보험대리점 업무 진출 허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캐피탈의 보험대리점 진출은 업계 숙원이다. 소비자가 캐피탈에서 할부금융을 받을 때 어차피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까지 추천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어서다.
이후 캐피탈사는 보험대리점 진출을 위해 금융위에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했지만 모두 반려됐다. 자동차보험 한정이라고 해도 캐피탈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진출하는 걸 설계사들이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해관계자 반발에 부딪히자 금융위의 규제 개선 약속은 흐지부지됐다.
독자들의 PICK!
이번 렌탈 한도 규제 완화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전국렌터카연합회는 지난해 말 금융위에 규제 완화 논의를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캐피탈이 렌탈 취급을 늘리면 영세한 중소 렌터카 업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고승범 금융위원장 시절 한 번 당한 전례가 있어 캐피탈이 현재 렌탈 규제 이슈에서도 같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정작 핀테크에는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허용해줬기에 더 억울해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언제까지 얼마나 완화하겠다고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캐피탈과 중소 렌터카 업체가 조화롭게 시장을 만들어나갈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