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 태풍의 될 것 같던 야권 후보 단일화가 미풍에 그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이 단일화 동상이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그동안 단일화에 적극적인 더민주도 3일 중앙당 차원의 단일화에 기대를 접었다. 무엇보다 4일 투표용지 인쇄를 개시한 뒤엔 사퇴 여부를 투표용지에 표시할 수 없어 단일화를 이룬다 해도 효과가 반감된다.
정장선 더민주 총선 선대본부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50곳 이상이 3자 구도여서 상황이 굉장히 어렵다"며 "(야권 단일화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는 단일화보다 정부여당의 경제실정을 부각하며 대안야당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단일화가 되지 않아도 새누리당과 1대 1 구도를 만들어 야권 표를 흡수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박빙승부에서 한 표가 아쉬운 후보들에게 지지표 분산은 꽤나 버겁다. 이날 시한에 쫓긴 더민주 후보들은 지역구가 아니라 국회를 잇따라 찾아 단일화를 호소했다.
서울 중·성동을은 일단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지수 더민주 후보는 "후보자간의 이해득실을 떠나 좀 더 객관적이고 수용 가능한 단일화를 위해 제3의 세력, 즉 시민사회단체를 통한 단일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곳 현역의원이자 더민주에서 컷오프, 국민의당 후보로 나선 정호준 의원도 "시민단체 중재든 협상이든 단일화 협상은 어떤 것에도 응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갑의 박주민 더민주 후보는 국민의당과 노동당 후보에게, 은평을 강병원 후보는 정의당 후보로 나선 김제남 의원에게 단일화 협상을 재차 제안했다.
정장선 본부장이 "지역 차원에서 후보간 단일화 노력이 진행될 경우 그것은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4일 이후라도 단일화를 이루는 지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고 보면 단일화에 나설 이유도 줄어든다.
사퇴나 등록무효가 투표용지 인쇄 개시일 이전에 결정될 경우 사퇴후보 이름은 투표용지에서 빠진다. 반면 날짜를 넘겨 단일화를 이루면 사퇴후보 이름이 투표용지에 찍힌다. 이 경우 투표소 바깥에 사퇴나 등록무효 사실을 공고할 뿐이다. 투표용지에 이름이 있으니 단일화 사실을 아는 유권자라도 사퇴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다.
더민주에선 김종인 선대위원장, 문재인 전 대표 등이 일제히 국민의당을 비판하며 단일화를 촉구했지만 야권 후보들은 단일화 방식을 두고 맞섰다. 3일 수도권에선 경기 평택을, 수원을, 수원정 등 단일화 논의가 진행됐지만 경선 여부나 여론조사의 세부방안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