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세운 싱크탱크의 이사장, 국회의원 겸직 위반일까

진상현 기자
2016.10.28 09:00

[the300]원유철 정우택 의원 싱크탱크 이사장 겸직, 공익 목적 명예직에 해당 안되면 겸직 못해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강한대한민국연구원' 창립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16.10.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차기 대선 출마를 준비하는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자신의 정책 비전을 보여줄 싱크탱크를 출범시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의원 겸직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의원들이 싱크탱크의 이사징직을 맡는 것이 국회의원들의 겸직 금지 규정 위반 아니냐는 것이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새누리당 소속 5선 중진인 원유철 의원은 이날 국회 헌정 기념관에서 자신의 싱크탱크인 '강한대한민국'연구원 창립식 및 창립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조원진, 이장우, 최연혜, 유창수 최고위원 등 당지도부와 친박(친박근혜)계 맏형 서청원 의원 등 50 여명의 의원이 대거 참석했다. 범친박계인 4선의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도 앞서 지난달 7일 싱크탱크인 사단법인 '더좋은나라전략연구소' 창립총회를 열고 19대 대선 경쟁에 가세했다. 내년 대선 도전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는 두 중진 의원은 싱크탱크를 외연 확장, 정책 발굴, 비전 제시 등에 활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두 의원이 이 싱크탱크의 이사장직을 직접 많으면서 겸직 이슈가 생겼다. 국회법 29조 겸직 금지 규정에 따르면 국무총리나 국무위원, 공익 목적의 명예직, 다른 법률에서 의원이 임명 위촉되도록 정한 직, 정당법에 따른 정당의 직 등을 제외하고는 다른 직을 겸할 수 없다. 특히 20대 국회는 공직 목적의 명예직을 해석하는데 있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의장에게 겸직 가능 여부를 자문하는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20대 국회 개원 직후인 지난 6월 '단체를 대표하지 않고, 단체의 주요 사항에 대한 결정권이 없으며, 단체 운영에 직접 관여할 수 없어 성실한 의정활동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직'으로서 '대내외 업무사항을 결정, 집행, 감독하는 권한이 없는 직'과 '비상근 무보수의 직'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공직 목적의 명예직으로 인정키로 했다.

이 기준으로 볼 때 싱크탱크의 이사장직 역시 겸직 금지 대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정확한 것은 정관 등에 담긴 이사장의 역할 등을 봐야하지만 싱크탱크를 대표하는 자리이니 만큼 '무권한' '무보수'라는 공익 목적의 명예직 기준을 충족시키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21일 경북 포항시 포항대학교 평보관에서 '청년창업 지역경제의 뿌리가 되다'란 주제로 성공한 청년창업가와 함께하는 전국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4선 의원인 정 의원은 약 1시간동안 학생들과 창업과 관련된 대화를 나눴다.2016.10.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겸직 신고를 하지 않더라도 확실한 제재 수단이 없는 현 제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겸직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의결로 징계할 수 있지만 의원 20명 이상의 찬성이나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 또는 위원 5인 이상의 요구가 있어야 징계 심사가 이뤄진다.

실제로 원유철, 정우택 두 의원은 국회에 겸직 신고를 아직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유철 의원실 관계자는 "법인 형태가 아니어서 신고 대상이 아니라고 들었다"고 밝혔고, 사단법인 형태로 싱크탱크를 세운 정우택 의원실 관계자는 "선관위 등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들었지만 의원 겸직 제도와 관련해서는 생각을 못했다"면서 "(겸직 신고 등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사단법인이나 재단법인만 신고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고, 사적 모임을 제외한 모든 겸직을 신고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성실히 신고한 의원들에 대해선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대고 이런저런 이유로 신고자체를 하지 않은 의원들은 겸직을 하게 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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