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이례적 변동성이 이어지는 원인[MT시평/오건영]

금융시장의 이례적 변동성이 이어지는 원인[MT시평/오건영]

오건영 신한금융그룹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단장
2026.10.20 02:0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최근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 및 AI인프라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7월 급락의 충격을 재연하고 있다. 주식 시장의 문제만은 아니다. 연초 이후 지금까지 10개월 여 동안 주가, 금리, 환율은 모두 이른 바 '이례적 변동성'을 나타냈다. 코스피 지수는 9000포인트를 상회하다가 고점 대비 40% 가까운 급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연초 이후 급등하며 1560원에 육박한 이후 수개월 만에 1350원을 밑돌고 있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 역시 연초에 2~3차례 인하에서 2~3차례 인상으로 전환되었고, 각국의 국채 금리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금융 시장 전반에 거쳐 나타나는 이례적 변동성, 그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 2월 시작된 중동 전쟁은 사상 초유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졌고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면서 물가 충격을 강화했다. 물가 상승은 금리 인하를 고려하던 중앙은행의 방향을 바꾸었고, 이는 고금리 장기화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고금리는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꺾고, 안전 자산을 투자해도 높은 보상을 얻을 수 있게 하기에 시장 참여자들의 위험 자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게 된다. 금리의 변동성이 높아진 이유, 그리고 주식 시장이 최근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금리가 높다고 해서 자산 시장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고금리를 커버할 수 있는 강한 성장이 전제가 된다면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는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문제는 그런 성장이 AI투자성장에 쏠려있다는 점이다. 고금리를 견딜 수 있는 성장세를 이어가는 기업으로의 자금 쏠림, 지난 여름 반도체 및 AI인프라 업종 중심으로 나타났던 주식 시장의 초강세를 설명할 수 있다.

문제는 AI의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에이전틱 AI의 등장이 만들어낼 수 있는 해킹 혹은 금융 사고 등의 부작용에 대한 언급이 이어지고 있으며 앤트로픽의 CEO인 아모데이는 급기야 AI가 통제불가능할 수 있는 만큼 AI의 성장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주장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AI의 고속 성장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이슈다. 또한 AI데이터 센터가 야기할 수 있는 환경 문제, 소음 이슈, 그리고 전력 비용의 상승 등에 반발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중간선거 시즌과 맞물려 강한 성장 엔진 중 하나였던 AI 데이터 센터 건설에 제동을 걸 수 있다.

마지막은 금융 측면의 이슈다. AI 설비 투자를 위해 대규모 현금이 필요한데,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기록적인 회사채 발행을 통해 부채를 조달,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닥쳐온 고금리 기조는 이들의 투자 부담을 크게 높이는 요인이 된다. 아울러 각종 순환 금융 및 사모 금융에 대한 이슈가 수시로 흘러나오며 AI의 성장과 금융 시스템의 불안이 연계될 수 있다는데 대한 우려 역시 존재한다.

여전히 이어지는 지정학적 불안과 고금리 환경, 그리고 이를 견뎌왔던 AI의 고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 지금의 금융 시장에 높은 변동성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런 구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건영 신한금융그룹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단장
오건영 신한금융그룹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단장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