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4년 연임제'가 담긴 헌법개정안을 마련했다. 이유는 '국민의 뜻'이라고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22일 대통령 개헌안 발표 브리핑에서 전한 말이다. 조 수석은 '국민의 뜻'의 근거를 국회 입법조사처와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헌법자문특위) 여론조사 결과에서 찾았다. 정말 대한민국 국민 다수는 4년 연임제를 원할까?
[검증대상/방식]
청와대가 '국민의 뜻'의 근거로 든 여론조사 2가지를 직접 확인했다.
◇국회 입법조사처 여론조사 결과=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13일 '개헌 관련 여론조사 분석' 보고서를 냈다. 한국갤럽 등 다수 기관에서 시행한 개헌 관련 설문 결과가 담겼다.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4년 중임제'는 40%대의 선호도를 보인다. 현행 5년 단임제, 이원집정부제에 대해선 각각 20%, 10%대의 선호도가 나타났다.
청와대는 이를 근거로 "대통령 4년 1차 연임제는 국민 다수의 뜻이다"고 했다. '다수'의 사전적 뜻은 '수효가 많음'이다. 물론 40%대의 선호도가 과반은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를 고려하면 '많은 수'라고 판단할 수는 있다.
◇헌법자문특위 여론조사 결과=헌법자문특위는 지난 2월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개헌 쟁점에 대해 심층면접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공개 여부에 대해 헌법자문특위 관계자에 문의한 결과 "공개 여부를 아직 검토 중이기에 사실관계를 확인해 주기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검증결과]
대통령 4년 연임제가 '국민의 뜻'이라는 발언은 '절반의 사실'이다. 청와대가 근거로 든 여론조사 결과를 모두 확인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헌법자문특위는 여론조사 결과의 공개 여부를 검토중이라고 했다. 청와대와 해당 기관만 공유하고 있는 조사 결과를 '팩트체크'할 수는 없다. 입법조사처에서 나타난 40%의 선호도는 다수로 해석할 수는 있으나 과반수 또는 대다수로 볼 수는 없다.
[이것도 궁금해요]
◇다른 여론조사 결과는=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개헌 방향성 및 권력구조 개편 등에 대해 국민여론을 지난해 10월 조사한 결과, '4년 중임대통령제'(40.1%), '5년 단임 대통령제'(22.9%), '이원집정부제'(20.8%), '의원내각제'(9.6%) 순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잘 모름/무응답'은 6.5%였다. (여론조사 개요는 기사 하단 참조)
◇헌법개정특별위? 헌법자문특위?=헌법자문특위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로 정부 소속이다. 지난 2월 13일 발족해 국민의견 수렴 및 분과위 논의를 거친 헌법개정자문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반면 헌법개정특별위는 국회 소속이다.
◇4년 연임제 vs 4년 중임제?=연임제(連任制)와 중임제(重任制)는 다르다. '대통령 4년 연임제'에서는 최대 8년까지 연속해서 대통령직 수행이 가능하다. 단, 첫 4년 임기 후 차기 대선에서 재승리해야 한다. 차기 대선에 당선되지 못하면 처음 4년 임기에서 끝난다. 4년 연임제에선 선거 출마도, 대통령 임기 수행도 최대 2번까지, 연속했을 때만 가능하다.
'대통령 4년 중임제'는 거듭해서 직을 맡을 수 있는 제도다. 차기 대선이든 차차기 대선이든 도전 가능 횟수에는 기본적으로 제한이 없다. 국가별로 출마와 당선 가능 횟수에 제한을 두고 있다.
미국이 대표적으로 4년 중임제이지만 수정헌법 제22조에 따라 대통령 3선을 금지하는 국가다. 대통령을 연이어서든 건너뛰어서든 총 2회까지만 할 수 있다. 처음부터 3선 금지는 아니었다. 대공황과 세계대전 시기에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4선을 했다. 그의 사망 이후 3선 금지 규정이 생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4년 연임제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아니다. 공개된 문재인 대통령 헌법개정안 발표문에는 '헌법 제안 당시 대통령 임기는 2022년 5월9일까지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는 부칙이 명시돼 있다. 대통령 헌법개정안대로 개헌이 이뤄지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은 '현행 5년 단임제'로 임기를 마치게 된다.
(기사에 포함된 KSOI 여론조사 개요=KSOI 자체여론조사로 지난해 10월 13~14일 이틀에 거쳐 실시. 전국 19세 이상 성인 7692명에게 접촉해 최종 1034명이 응답을 완료했다. 응답률은 13.4%다. 무선 77.7 %, 유선 22.3% 전화면접 방식. 표본오차는 95%로 신뢰수준은 ±3.0%포인트.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KSOI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