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제가 가보겠습니다" 외교통일·정무위 뜬다

이건희 기자
2018.07.03 17:05

[the300][20대 국회 상임위 후반전]⑤남북 협력+경제 민생 강조에 뜨는 상임위들…신설될 남북관계특위도 '눈독'

국회의원들이 '상임위원회'에 소속된다는 것은 직장에서 회계·인사·홍보 등의 한 직무를 맡는다는 말과 같다. 누군가는 '돈'과 밀접한 법안을 다루는 상임위에서, 또 다른 이는 '지역'과 가까운 일을 하는 상임위에서 일한다.

의원들은 2년 마다 일하고 싶은 상임위를 지망할 수 있다. 다만 인원 제한이 있어 원하는대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이에 일부 상임위에 지원이 쏠린다. 국토교통위원회·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은 지역구 예산과 같은 '돈'을 다룰 수 있어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다.

국가, 시대 분위기에 따라 의원들의 상임위 지망이 달라진다. 남북관계와 민생이 이번 20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 지원에 영향을 끼쳤다. 새롭게 뜨는 상임위 3곳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정리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입법 한 번…" 외교통일위원회=외교부와 통일부를 주요 소관부처로 두는 외통위는 원래 '비인기' 상임위였다. 남북관계 발전을 목적으로 한 법안을 많이 다룰 만큼 남북관계가 외통위의 흥망을 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동안 남북관계 경색으로 외통위는 사실상 '할 일'이 없었다. 오히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국가정보원을 소관부처로 둔 정보위원회가 더 활발히 움직였다.

4.27 남북정상회담 전후로 외통위의 위상이 바뀌었다. 지역구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상임위임에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입법에 목소리를 내려는 의원들이 많아졌다. 다선 의원 중심으로 돌아가던 위원회에 초·재선 의원들의 지원서도 늘었다.

또 통일부가 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 후속조치로 추진하는 일들이 다양해지면서 한반도를 향한 청사진에 관심이 높아졌다. 한 초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북 교류 움직임 확대에 따라 외통위에서 들여다 볼 '디테일'한 일들이 무궁무진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어렵다 소문났지만 '핵심'이 우리 손에" 정무위원회 =정무위는 '정치나 국가 행정에 관계되는 사무'를 의미하는 단어 '정무'처럼 다양한 기관들을 관리한다. 국무총리실부터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알짜' 국가기관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범위뿐만 아니라 다루는 법안의 내용도 어렵고 깊기로 소문났다.

국가유공자들을 지원하는 문제에서부터 주식시장과 보험사들의 규정들, 나아가 은행 내 채용비리까지 모두 정무위 의원들이 고민하는 내용들이다. '어렵다'는 소문 때문에 정무위는 전문가들이 주로 들어오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최근 민생·경제 문제 해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지원률이 더 높아졌다. 일례로 '김영란법'으로 불리며 국민의 대접문화를 바꾼 청탁금지법, 대형쇼핑몰의 '유통갑질'을 막는 대규모유통업법 등이 모두 정무위 소관 법안이었다.

국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무위는 정원 24명이 넘는 의원들이 위원회 입성을 희망했다. 기존에 정무위를 지키던 의원도 적잖고, 새롭게 지원서를 내민 의원도 많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입법권+예산권 모두 쥔다고?" 남북관계특별위원회 신설 여부에 촉각=남북관계의 훈풍은 외통위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하반기 국회에 설치를 제안한 남북관계특위에도 의원들의 눈길이 쏠렸다.

남북관계특위가 20대 국회에 처음으로 설치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 16대 국회 이후 국회가 새로 구성될 때마다 남북 관련 특위가 설치됐다. 하지만 이번엔 과거와 다르다. 홍 원내대표가 입법과 예산을 직접 다룰 수 있는 특위로 만들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회에 설치된 각종 특위는 입법, 예산을 다룰 권한 없이 결의안만 제안하고 활동을 멈추는 경우가 많았다.

소관부처도 다양하게 아우를 가능성이 있다. 여당의 초기 구상은 통일부와 외교부뿐만 아니라 국방부, 국토교통부까지 특위 산하에 두는 것이었다. 소관부처가 확대되면 단순 남북 교류뿐 아니라 경제협력까지 다룰 수 있다. 의원들 겸임도 가능해 기존 인기 상임위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남북관계특위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한 여당 관계자는 남북관계특위에 대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상황 속에서 꾸려지는 특위가 될 것"이라며 "업무량이 방대하고,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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