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한 교포가 한국 건강보험의 ‘먹튀’ 방법을 공개해 논란이 됐다. 한국 체류기간이 6개월 이상일 때 적용되는 국내 건강보험 규정을 회피하고, 즉시 보험료를 지원받은 뒤 해외로 다시 출국할 수 있는 방법이다.
건강보험 먹튀는 ‘해외이주 신고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가능했다. 보통 현지에서 영주권·시민권을 취득하면 외교부에 해외이주 신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하지 않고 건강보험 자격을 일시 정지시켰다가 다시 푸는 방식으로 건강보험 자격을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르면 국내거소신고를 한 재외동포가 ‘90일 이상’ 대한민국 안에 체류하는 경우 건강보험 관계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 일시가입(입국)해 단기간 적은 보험료 부담으로 고액진료를 받고 탈퇴(출국)하는 사례가 빈발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6월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국내 3개월 이상 체류해야 한다는 규정을 6개월 이상으로 강화했다.
그럼에도 교포들의 건강보험 먹튀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영주권·시민권 취득권자의 ‘해외이주 신고’ 제도의 경우 법적인 의무 조항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해외이주 신고는 영주, 결혼이민, 거주 등 이주를 목적으로 영주권을 소지하고 해외에 체류 중인 사람에게 요구되는 제도다. 2017년 12월 21일 이후 현지 이주자는 모두 재외공관에 해외이주 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해외이주 신고를 완료하게 되면 주민등록이 재외국민으로 정리되며, 건강보험 지급이 정지된다. 하지만 해외이주 신고를 하지 않아도 재외공관이 이를 일일이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건강보험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3일 “정상적으로 해외이주 신고를 하는 것이 국외 생활에 유리하지만 강제조항은 없다”며 “주민등록의 경우 벌칙이 있지만 해외이주 신고는 따로 벌칙조항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외국민의 등록이 완벽히 되면 관리 측면에서 좋겠지만, 너무 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것도 국민들의 거주이전에 제약이 될 수 있다”며 “해외이주 신고 제도를 마련해놓은 만큼 이를 따르려는 국민의 의식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