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플랫폼 독과점 문제를 최대 화두로 다뤘다. 온택트 시대라는 호황기를 맞은 플랫폼 기업들의 갑질 행태를 점검하고 개선책을 찾기 위해서다. 과방위, 정무위, 산자위 등 여러 상임위에 플랫폼 기업인들이 줄줄이 증인으로 불려왔다. 여야를 막론하고 플랫폼 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과 논란에 질타를 쏟아냈다. 플랫폼 기업인들은 의원들의 파상공세에 고개를 숙였다. 딱 거기까지였다.
지난 21일 과방위의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의장이 출석했다. 김 의장은 올해만 세 번째 국감장에 불려왔다. 대기업 총수로 전례 없는 일이다. 의원들은 두 사람을 향해 과다 수수료 부과, 과도한 광고경쟁 유발, 중소기업·소상공인 영역 침범 등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앞서 정무위, 산자위 국감에서 다룬 내용과 다를 게 없었다. ICT 소관 상임위의 차별점을 찾기 어려웠다.
이 GIO와 김 의장은 연이은 플랫폼 갑질 지적에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앞선 국감에서 확인한 원론적인 의지 표명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개별 사업 또는 서비스 문제에 대해선 "파악하지 못했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창업주들을 증인으로 채택했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설교에 가까운 의원들의 지적과 주변을 맴도는 답변이 이어졌다. "국감 뺑뺑이 돌리는 게 아니냐"는 관련 업계의 볼멘소리가 나올 만 했다.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 총수들이 공개 석상에서 플랫폼 독과점 문제의 개선 다짐을 이끌어낸 건 의미 있는 일이다. 플랫폼 생태계에서 이들의 메시지가 던지는 무게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랫폼 독과점에서 비롯된 각종 부작용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 모색은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와 규제기관, 기업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합리적 규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이미 국회에는 플랫폼 규제를 위한 여러 법안들이 발의됐다. 이를 중심으로 플랫폼 기업인들과 질답이 이뤄졌다면 합리적인 규제 입법의 계기가 될 수 있었다. 미래가 아닌 과거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 국감은 올해가 마지막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