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백담사로 떠났던 11월23일 사망…연평도 포격일도 겹쳐

김성휘 기자
2021.11.23 11:35

[전두환 사망] '친구' 故 노태우, 박정희 서거 10.26에 별세

(서울=뉴스1) =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향년 90세. 지병을 앓아온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전 전 대통령은 자택 내에서 쓰러져 오전 8시55분께 경찰과 소방에 신고됐으며 경찰은 오전 9시12분께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2019년 3월11일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으로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2021.11.23/뉴스1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한 가운데 그의 사망일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친구 ' 노태우 전 대통령 별세(10월26일)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데다, 23일은 공교롭게 33년전 그가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강원도 백담사로 떠났던 날이다. 또 2010년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한 연평도 포격일이기도 하다.

33년전, 5공책임론-비자금 의혹에 칩거

승용차 뒷좌석에서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는 중년의 여성. 옆자리에 앉아 아내를 다독이는 남편. 1988년 11월23일 뉴스를 장식한 모습이다. 이날 전 전 대통령 부부는 백담사로 일종의 정치적 유배를 떠났다.

노태우정부(제6공화국) 출범 첫해, 5공(제5공화국) 책임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해 치른 13대 총선에서 야권이 약진, 여소야대 정국이 됐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책임론에다 5공 정치 비자금 조성의혹 등이 터졌다. 전 전 대통령에게 화살이 집중됐다.

민심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 측과 당시 청와대는 서울의 소용돌이가 잠잠해질 때까지 백담사로 잠시 떠나 있는 게 어떻겠냐고 전 전 대통령을 설득한 걸로 전해진다. 전 전 대통령, 노 전 대통령 모두 불교 신자다.

이에 11월23일, 전 전 대통령은 연희동 자택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재임 중 실책과 비리에 대해 사죄하는 내용이다. '통치기간' 중에 쓰고 남았다는 정치자금 139억원과 개인 재산 23억원 등 전 재산을 국가에 헌납한다고 밝혔다.

부부는 그 길로 승용차를 타고 백담사로 향했다. 이후로는 추운 겨울날 산사에서 누빔 승복을 입고 새벽기도를 하는 모습이 텔레비전과 신문에 보도됐다.

'잠시'면 될 줄 알았던 백담사 칩거는 2년을 넘겼다. 그는 백담사로 떠난 지 2년 1개월여 지난 1990년 12월 30일에야 서울 연희동 자택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 1989년 12월 31일 국회의 광주특위와 5공특위 합동회의에 출석해 증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백담사'는 고인에게는 영욕의 세월을 압축하는 단어로 보인다. 그는 33년전 백담사로 떠나던 날 아침,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노태우 별세-박정희 피격 10.26 같은날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30일 고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엄수됐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인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1.10.30/뉴스1

앞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별세했다. 공교롭게 10월26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격돼 사망한 1979년 10.26과 같은 날이다. '군사정권' 시대의 대통령인 세 사람의 기일이 10~11월에 몰린 셈이다.

전 전 대통령은 육군사관학교 11기로, 박 전 대통령 사망 후 12·12 군사반란을 통해 권력을 잡았다. 이듬해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군인으로서, 정치인으로서 그의 이력에 노태우 전 대통령은 늘 함께였다. 노 전 대통령은 12·12의 주역 중 한 명이었고 전두환정부(제5공화국)에서 내무부장관, 집권당인 민주정의당 대표를 지냈다. 1987년 대선에서 승리,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직을 이어받는 모양새가 됐다.

두 사람은 김영삼정부 시절 내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을 때도 함께 법정에 섰다.

노년의 행보는 다소 달랐다. 노 전 대통령이 지병으로 외부활동을 못하는 가운데, 아들 노재현씨 등을 통해 광주민주화운동에 사과와 유감의 뜻을 보여왔다. 반면 전 전 대통령은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논란이 계속됐다. 전 전 대통령은 천문학적 액수의 세금과 추징금 납부도 다 하지않은 상태다.

한편, 23일은 11년전 연평도 포격이 일어난 날이다. 당시 북한은 서해상 우리 영토인 연평도에 해안포와 장사정포(곡사포) 등을 쏟아부어 민간인 희생까지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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