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출범 이후에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배치는 기존 국방정책인 L-SAM(장거리지대공미사일) 개발보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차원에서 우선순위가 낮다는 평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1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겨냥해 윤 당선인의 '선제타격 발언'과 같은 맥락인 '원점 정밀 타격'을 이례적으로 언급하며 북측에 '강대강 맞대응'을 시사한 것과 대조적이다. 무기체계 도입 우선순위 측면에서 윤 당선인 공약과 결이 다른 입장을 지킨 것으로 보인다.
사드와 관련한 국방부의 입장이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최근 'L-SAM 조기 전력화'도 사드 추가배치와 함께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배경이 됐는지 주목된다.
국가 안보정책에 밝은 소식통은 21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으로부터 '정부가 사드 추가가 필요하다고 인수위에 보고했는지' 질의를 받고 "보고가 안 됐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인수위도 지난 3월22일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사드와 관련한 특별한 문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과 인수위 양측 모두 사드와 관련해 신중한 기조인 셈이어서 국방부가 앞으로도 사드 추가가 주요 과제라는 의견을 개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이 제작한 사드는 40~150km 이상 상층고도에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체계이며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L-SAM은 2009년 국방기본계획에 반영되면서 추진되고 있는 국산 무기체계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LIG넥스원(체계종합, 유도탄 제작), 한화시스템(레이더 제작)이 2024년 체계개발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인 'L-SAMI'은 요격 고도가 40~70㎞ 선으로 알려져 있다. 군 당국은 이보다 요격 고도가 높은 'L-SAMⅡ'도 개발 중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수도권 방어용으로 1조5000억원을 들여 한국군이 단독으로 사드를 배치하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후보가 내세웠던 공약이 'L-SAM 조기 전력화'였다.
이 후보 측 공약 찬성론자들은 "북측 미사일이 우리 수도권에 저고도로 날아올 개연성이 높아 수도권 방어용으로 L-SAM이 사드보다 낫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L-SAM은 양산단계에 진입하지 않아 비용 산정이 어렵지만 1포대당 조단위 비용이 들어가는 사드보다 저렴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윤 당선인 측에서는 "성주에 배치된 포대만으론 수도권 방어가 어렵고 기존 방어체계로는 수백 km 고도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이나 북측 EMP(전자기펄스탄) 등 대응이 어렵다"며 수도권 방어용 사드 도입을 강조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종섭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자료에서 "사드 추가 배치 방안과 L-SAM Ⅱ 조기 개발 방안 등에 대해 비용 대 효과, 전력화 가능시기 등에 중점을 두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