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구속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김건희 특검의 수사가 본격 확대될 전망이다. 특검이 겨누고 있는 통일교의 당내 경선 개입 의혹은 국민의힘에 '부정경선' 의혹을 덧씌워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당내에서는 특검 수사가 지나치다며 정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새벽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은 통일교가 자금과 교인들을 동원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선·대선을 조직적으로 지원한 배경에 한 총재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한 총재를 대상으로 윤 전 대통령 및 국민의힘과의 관계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통일교 압수수색을 통해 120만 명의 교인 명단을 확보한 특검은 지난 18일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에서 당원 명부를 확보해 이를 대조하고 일치하는 11만여 명의 명단을 추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경선과 대선에서 조직적으로 표를 행사했는지가 핵심이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통일교 집단 가입 의혹에 대해 통계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원이 500만 명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국민의) 10%는 우리 당원이라고 보인다"며 "120만 명의 (통일교) 명단을 가져오면 그 중 한 12만 명 정도는 당원 명부에 포함돼 있을 개연성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국민의힘과 통일교의 관계에 의심스러운 정황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특검 수사로 통일교 신도들이 집단적으로 당원에 가입해 경선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국민의힘에서 치러진 여러 경선이 부정선거로 간주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특검은 정교 유착 국정농단의 실체를 끝까지 밝혀주시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민주주의 정당에서 모든 결정의 근거는 선거"라며 "이런 선거가 특정 집단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당 이미지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통일교 신도가 집단으로 가입해 투표했다고 해서 부정경선으로 낙인찍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당에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특정인을 지지하는 것은 개인 선택의 결과이지 반드시 특정인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특정 종교지도자가 누구를 지지한다고 해서 신도들이 무조건 그 지시에 따른다고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무리가 있다"며 "우리 당뿐 아니라 민주당에도 다양한 종교인이 가입해 있는데 이를 모두 정교 유착으로 볼 수 있는가"라고 했다. 이어 "특검이 이 이상 우리 당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는 것은 정치적 탄압으로 봐야 한다"며 "그때는 우리도 정치적으로 특검에 강력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건희 특검은 다음 달 24일까지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통일교-국민의힘 의혹의 핵심 인물인 권성동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를 예정했으나 권 의원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불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