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쿠레슈티(루마니아)=AP/뉴시스]일리에 볼로잔(가운데줄 오른쪽 3번째) 루마니아 총리가 5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의 의회에서 의원들의 불신임 투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루마니아의 친유럽 성향 집권 연정이 5일 의회에서 일리에 볼로잔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함에 따라 붕괴되면서, 연정 출범 지 1년도 되지 못해 유럽연합(EU) 회원국 루마니아에 새로운 혼란의 시기가 촉발됐다. 2026.05.05. /사진=유세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5/2026050521293376328_1.jpg)
루마니아의 일리에 볼로잔 총리가 이끄는 친(親)유럽연합(EU) 소수 내각이 의회 불신임 투표 가결로 물러나게 됐다. 긴축 재정을 둘러싼 이견으로 현 내각이 실각하면서 향후 경제 정책 운용 및 EU 지원금 확보 일정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의회는 이날 좌파 성향 제1당 사회민주당(PSD)과 우파 성향 루마니아인연합(AUR) 주도로 발의된 볼로잔 내각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표결 결과 찬성 281표, 반대 4표로 통과 요건인 233표를 넘겼다. 볼로잔 총리가 소속된 중도 우파 국민자유당(PNL)을 비롯한 기존 연정 소속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앞서 제1당인 PSD는 볼로잔 총리가 추진해 온 긴축 정책과 공공 지출 축소 등에 반대하며 지난 4월 말 연정에서 탈퇴했다. 이후 PSD는 불신임안 통과를 위해 이념 성향이 다른 AUR과 협력했다. 이들은 현 내각의 경제 정책이 국가 자산 매각과 경제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불신임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총리 실각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현지 금융 시장 지표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루마니아 레우화 가치는 유로화 대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국채 금리 등 차입 비용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국가 부채 개선을 위한 재정 개혁이 지연될 경우, 오는 8월 마감인 수십억 유로 규모의 EU 지원금 수령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 내각은 향후 최대 45일 동안 권한이 제한된 관리 내각 형태로 필수 국정만 수행한다. 니쿠쇼르 단 루마니아 대통령은 조만간 의회 내 정당 대표들과 만나 신임 총리 지명과 과반 연정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새로운 내각 구성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PSD 측은 총리 교체를 전제로 연정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PNL 측은 PSD와의 재결합에 선을 긋고 있다. 현지 언론은 정당 간 합의가 지연될 경우 조기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