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권분립 논란 '정면돌파'…대법원장 청문회 부르는 민주당

우경희 기자
2025.09.23 11:00

[the300] 한덕수 전 총리 당일 재판 예정, '4자회동' 대질조사는 불가능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퇴장 명령을 한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9.2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또 다시 대법원장을 국회 청문회에 소환한다. 입법부의 사법부 탄압이라는 삼권분립 위배 프레임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다.

추미애 국회법제사법위원장은 22일 저녁 검찰개혁 입법청문회 중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개입 의혹 관련 긴급현안청문회 실시 안건을 추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의원들의 찬성으로 안건이 채택됐다.

민주당은 또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오경미·이흥구·이숙연·박영재 등 4명의 대법관, 지귀연 부장판사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조 대법원장과 한 전 총리 회동설에 대해 당사자들을 불러놓고 심의하는 한편 이재명 대통령 사건 유죄취지 파기환송 결정 등의 문제들을 따져묻겠다는 거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 청문회를 강행 의결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거대 야당이던 지난 5월 14일에도 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당시 증인 전원이 불출석했다. 이번 청문회는 민주당이 주도한 두 번째이자 여당이 주도한 첫 번째 대법원장 청문회로 기록됐다.

청문회는 오는 30일 오전 10시 열린다. 한 여권 인사는 여당의 청문회 강행에 대해 "민주당은 이미 (조희대 의혹 국면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고 내려올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다른 길이 보일때까지 일단 달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이 청문회에 출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 법조계 인사는 "대법원장이 국회에 간 역사 자체가 없다"고 했다. 대법원 측도 청문안 통과와 관련해 "5월 사례에 준용해 대응할 것으로 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핵심 증인인 한 전 총리는 아예 출석이 불가능하다. 한 전 총리는 청문회와 같은 시간 특검이 기소한 내란 공조혐의 관련 재판을 받는다. 회동 의혹에 대해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청문회에서 조사하겠다는 여당의 계획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강경파를 중심으로 추진된 이번 청문회를 통해 민주당은 조 대법관을 시작으로 하는 사법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당 안팎에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지방선거 차출설이 구체적으로 언급되는 추 법사위원장의 존재감도 더 커질 전망이다.

반면 삼권분립 위배 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청문회 소환 카드까지 빼들어 입법부인 국회가 사법부의 실질적 수장인 조 대법원장을 계속해서 강하게 압박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의혹이 당 내에서 확산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의혹을 주도한 의원들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청문회 날짜가 잡히면서 이런 요구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당 내에선 강경파의 독주에 대한 불편한 기류도 읽힌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23일 오전 조 대법원장 청문회와 관련해 "(원내지도부와) 사전에 상의는 안 됐고, 법사위 차원에서 의결된 것으로 추후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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