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이후 1년…민주주의·경제 모두 회복한 대한민국

이태성 기자, 정경훈 기자
2025.12.02 06:10

[the300][MT리포트] 비상계엄 1년, 12.3이 남긴 것 ①-2

[편집자주] 12.3 비상계엄 이후 1년이 지났다. 국민의 힘으로 계엄은 저지됐다. 민주주의는 복원됐고, 경제는 회복 중이다. 역사적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그날의 기억을 되살리는 한편 12.3이 우리에게 남긴 숙제들도 다시 살펴본다.

/그래픽=이지혜

12·3 비상계엄 직후 국제사회에선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그러나 한국은 대통령 탄핵과 대선이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국제사회의 우려를 씻어내는데 성공했다. 위기와 회복의 지난 1년을 시간순으로 되짚어본다.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8분 윤석열 전 대통령은 긴급 담화를 통해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곧 공개된 계엄 포고령에는 '정치활동 금지' '언론·출판 통제' '전공의 처단' 등 차디찬 단어가 담겼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선포 소식을 접한 국회는 곧바로 비상이 걸렸다. 국회에서 퇴청한 후 저녁식사를 즐기거나 귀가한 의원들, 보좌진들에게 비상 소집령이 떨어졌다.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모여드는 사이 계엄군은 국회 본관 진입을 시도했고, 보좌진들은 이들을 몸으로 막아섰다. 국회 밖에선 시민들이 계엄군의 차량을 가로막았다. 결국 계엄군이 창문을 통해 본관에 진입, 본회의장으로 향했지만 이미 늦었다. 12월 4일 오전 1시1분,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은 국회의원 190명 참석에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윤 전 대통령은 오전 4시 20분 2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계엄 해제를 발표했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는 2시간여 만에 마무리됐지만 외신은 이 사태를 긴급 타전했다. BBC, CNN, 로이터 등은 계엄령 선포를 "수십 년 만에 민주 사회에 대한 가장 큰 도전" "성급한 행동" 등으로 평가했다. 커트 캠벨 당시 미 국무부 부장관은 "심각한 우려를 갖고 최근 한국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국 역시 우려와 함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비상계엄이 경제에 미친 충격도 컸다. 원/달러 환율은 계엄 당일 낮 거래 종가 1402.9원이었으나 계엄 이후 며칠 만에 1470원을 넘어섰다. 코스피지수는 계엄 전 2500 수준을 오가다가 지난해 12월9일 장중 2360.18까지 떨어졌다. 상장사 시가총액은 140조원 넘게 증발했다.

계엄이 재선포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영향이었다. 한국의 5년 만기 달러 표시 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Credit Default Swap) 프리미엄 역시 0.32~033%를 유지하다가 올 1월에 0.404%까지 뛰었다. CDS프리미엄은 국가 부도 위험을 알리는 지표로 활용된다.

국제사회의 우려를 씻고 경제적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국회는 계엄선포 11일 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헌재는 국회 탄핵소추안이 접수된지 5개월여만인 4월4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구를 만장일치로 인용했고, 6월 대선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됐다.

추락한 국가 신뢰도를 안고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지난 6개월간 국가 정상화를 위해 숨가쁘게 달렸다. 외교 분야에서 이 대통령은 취임 12일 만에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유엔 총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까지 다자외교 강행군을 펼치며 정상국가로의 복귀를 알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통해서는 관세 합의를 이끌어냈고,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한 약속도 받았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돌아왔다. 계엄 사태 이후 5개월간 18조원을 순매도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5월~10월 21조원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밀어올렸다. 덕분에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4일 장중 사상 최고치인 4226.75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직전 분기 대비)였으나 2분기에 0.7%로 반등했고 3분기에는 1.2%(속보치)까지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는 0.9%에서 1.0%로, 내년은 1.6%에서 1.8%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CDS 프리미엄 역시 0.2% 수준으로 안정화됐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등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이 경제에 많은 영향을 주긴 했지만, 외교와 경제 분야에서 이 정부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있다"며 "다만 효과가 없는 부동산 정책과 노동자 측에 치우친 노동정책 문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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