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아틀라스)의 생산현장 투입에 반대하는 현대차 노동조합 사례를 언급하며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AI(인공지능)와 로봇 등 기술발전이 가져오는 거대한 변화를 거스르기보다 적극적으로 적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어느 노조가 생산로봇을 현장에 못 들어오게 하겠다고 선언한 것같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대통령은 노조의 반발에 대해 "아마 투쟁전략의 일부일 것"이라면서도 "적응을 빨리해야 한다. AI 로봇들이 24시간 먹지도 않고 불빛도 없는 깜깜한 공장 속에서 지치지 않고 일하는 세상이 오게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그렇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이라도 준비해야 된다"고 했다. 특히 과거 동네 곳곳에 있던 주산학원이 계산기 등장으로 사라지고 컴퓨터학원이 나타났던 사례를 거론한 뒤 "최대한 빨리 인정하고 학습해야 한다. 정부는 학습할 기회를 부여하고 이것을 도구로 많은 사람들이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부품작업 공정에 '아틀라스' 로봇을 투입할 계획이다. 노조는 "노사합의 없는 일방통행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반대의사를 최근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은 AI와 로봇 등의 일상도입으로 나타날 수 있는 사회적 양극화에 대비한 '기본사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때부터 생산수단의 소유나 생산능력의 양극화에 대응할 사회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사회주의자, 빨갱이' 소리까지 들었다"며 "지금은 제 문제제기에 동의하는 분이 많아진 것같다"고 했다.
특히 "생산수단을 가진 쪽은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기계가 할 수 없는 고도의 노동이나 로봇이 하지 않는 더 싼 노동으로 양극화될 것"이라며 "너무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진지하게 (논의)하면 좋겠다. 양극화와 AI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기본사회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한 동의 정도가 상당히 높아진 것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제도적 보완과 한국거래소 개혁의지를 거듭 밝혔다. 관계부처가 코스닥 시장 경쟁력 강화 등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을 추진한다는 기사링크를 공유한 뒤 "증권거래소는 일종의 백화점"이라며 "상품가치 없는 썩은 상품, 가짜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상품정리부터 확실히 하고 좋은 신상품을 신속 도입해 고객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며 "물론 소매치기도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 개혁방안과 관련해 이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상반기 혹은 연내 추진을 목표로 계획들이 마련돼 있다"며 "(법안이) 발의될 때, 혹은 (제도가) 시행될 때 구체적으로 안내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발언과 관련한 야권의 '정부 책임론'에 섭섭함과 아쉬움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외부로부터 부당한 공격을 당하면 최소한 그럴 때는 바깥을 향해 함께 목소리를 내고 같이 싸워야 하지 않느냐"며 "'저놈은 얻어맞네' '잘 때리고 있어' 이렇게 하면 되겠느냐. 누구 좋으라고 (그렇게 하느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이 힘든 국제사회 속의 파고를 힘을 합쳐 함께 넘어가면 좋겠다"고 했다.
수보회의에서는 상반기 추진할 정책 중 국민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국민 체감정책 45개 주요 과제가 다뤄졌다. 국민 다수가 즉각적 변화체감을 희망하는 최우선 과제로 꼽힌 것은 전동킥보드 안전관리 강화였다. △계좌지급정지제도 적용 확대 △치매 장애 어르신 안심 재산관리 △구독서비스 해지 버튼 전면 노출 △최적 통신요금제 고지의무 등도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해야 될 일이 너무 많은데 속도가 늦어 참 답답하기 이를 데 없을 때가 많다"며 "국정이란 것은 멋진 이상과 가치, 이념을 실현하는 측면도 있지만 또 한 가지는 국민들 삶을 개선하는 게 아닌가 싶다. 좀 실효적인 정책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