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부터 설탕·밀가루까지…이재명 대통령, 이유 있는 '물가' 저격

이원광 기자
2026.02.09 05:31

[the300]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2.03. bjko@newsis.com /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수차례 물가안정을 위한 고강도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은 유동성 확대와 글로벌 공급 불확실성 등 물가 자극 요인을 고려하면 지금이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할 적기라는 인식에서다. 설 연휴를 앞둔 시점에서 물가 불안을 최소화해 새 정부의 '국민 체감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8.03(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목표치다. 그러나 같은 기간 △조기(21.0%) △쌀(18.3%) △고등어(11.7%) △사과(10.8%) △달걀(6.8%) 등 특정 먹거리 물가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배추 -18.1% △무 -34.5% △배 -24.5% 등 민생 민감 품목의 안정세와 대비됐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물가가 여전히 문제"라며 "5개월만에 가장 낮다고 한다. 그러나 쌀값을 포함한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생리대를 거론하며 "가격이 내려가는 것 같다. 새로운 제품도 나오고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여태까지 안 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기본적 품질을 갖춘 싼 생리대는 왜 생산을 안 하느냐"고 지적한 후 국내 주요 생리대 생산기업들이 잇따라 중저가 제품 출시 계획을 밝힌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국회 미래연구원장을 지냈던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있다"며 "이는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소비 확대로 연결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을 생각하면 공급 요인 역시 물가를 상승시킬 개연성이 높다"며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모두 지금은 물가를 상당히 걱정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2.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담합 제한 및 공급 확대 등도 적극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금리 격차 등을 고려해 금리 정책을 적극 사용하기 어려운 현실이나 물가안정을 위한 가용 가능한 정책 수단은 총동원될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회의에서 '물가관리 TF(태스크포스)' 구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독과점 상황을 악용해 국민에게 고물가를 강요하는 문제는 국가 공권력을 총동원해 반드시 시정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자 같은날 제분·제당업계에선 소비자용 설탕 및 밀가루 품목 출고가를 최대 6% 인하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과 지난해 11월 각각 5조9913억원 규모의 밀가루 가격 담합 및 3조2715억원의 설탕 가격 답함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수출을 포함한 공급 확대 방안도 적극 검토된다. 정부가 지난달 7일 신선란 224만개를 수입하겠다고 밝힌 후 지난 6일까지 국내 시장에 전량 공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6일 계란값 등 물가 점검을 지시한 결과다.

박 교수는 "자산 증식의 혜택은 중산층 이상에 집중된다. 결과적으로 저소득층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지금 물가를 신경써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위 기업의 팔을 비트는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담합은 단호히 제한하고 수입 확대를 통한 경쟁 촉진 등 정공법을 통해 물가를 잡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정책은 제대로 된 정책이 아니라는 국정 기조에 따라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민생 정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데 힘쓸 것"이라며 "설 연휴 물가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울산=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1.23. photocdj@newsis.com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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